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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ESG 경영 쉬운것만 손대나

최종수정 2021.05.11 11:07 기사입력 2021.05.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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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에 균형을 맞추는 것은 은행업계가 고민해야 할 부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매주 월요일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저탄소 식물성 식품으로만 구내식당 메뉴를 구성한다."


KB국민은행이 갓 시작한 ‘그린 먼데이’ 프로그램은 채소와 과일 등 식물성 식품으로 이뤄진 식단이 동물성 식단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80%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으로 읽힌다. 지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육류 대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기후 변화 대처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은행권에 스며들고 있는 ESG 경영 중 E(환경)에 대한 굵직한 부분은 녹색채권 발행 등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채식 위주의 식단구성, 종이(통장 및 복사용지) 사용 줄이기, 에너지 줄이기, 신재생 에너지 사용, 일회용품 줄이기 등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생활 속 실천들도 은행이 여느 금융사 보다도 고객 접점이 넓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고 있다. 은행들이 ESG 경영에 고객의 참여를 연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예컨대 IBK기업은행은 특정 적금 가입 고객들이 환경보호, 나눔 등 ESG 실천 다짐을 등록할 경우 선착순 1만명에게 특별우대금리 0.2%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S(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려는 국내 은행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코로나19 피해계층 지원, 사회 취약계층 지원 등은 물론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대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대출잔액은 1조1213억원으로 2019년 말 8498억원 대비 31.95%나 증가했다. 시중은행들이 수백억, 수천억씩 쏟아붓는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은 10~50억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계은행과 비교할 때 더 두드러진다.


하지만 G(지배구조) 부문은 은행권 ESG 경영에 취약점으로 꼽힌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전날 ‘2021년 정기주주총회 의안분석 결과’ 보고서에서 "사외이사와 감사·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에서 기업가치훼손 이력에 따른 반대 권고의견이 2020년 3건에서 2021년 19건으로 다수 증가 했는데 이는 대부분 시중은행의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에 따른 기업가치훼손 행위에 대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의 감시의무 소홀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사는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해 찬반 의사표시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의무가 있지만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 실제로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연임과 거수기 노릇을 하면서도 고액 보수를 받고 바뀌지 않는 사외이사는 금융권의 오랜 관행이자 고질병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다.


기업의 ESG 경영 강화는 올해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국내 산업계에도 갈수록 중요도가 부각되는 대세가 됐다.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은행업계가 ESG 경영 강화 트렌드에 발빠르게 올라타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ESG 경영에도 균형을 맞추는 것은 은행업계가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남아있다.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한 은행권 ESG 경영이 하고 싶은 영역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하지 않았던 부문에까지 과감히 도전하고 개선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를 기대해본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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