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기부작품 공개…정선 '인왕제색도'·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등 포함
삼성家 미술품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 기부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선의 ‘인왕제색도’, 이중섭의 ‘황소’,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삼성가(家)가 28일 기부 방침을 밝힌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 목록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국보·보물에서부터 국내 유명 근대미술품과 유명 서양화까지 1만1000여건(2만3000여점)에 이른다. 삼성가는 미술품 대다수를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고 일부만 지방 공립 미술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작가의 연고지 등을 고려해서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상속 미술품들에 대한 감정평가 작업을 진두지휘한 한국화랑협회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 가진 통화에서 "감정하는 순간부터 감동 그 자체였다"면서 "이 회장이 남긴 미술품 전체 규모가 1만3000여건 정도로 알고 있는데 그 중 기부 규모가 1만1000여건이면 양적인 면에서 거의 대부분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감정 미술품 중 크기가 가장 큰 작품은 김환기의 ‘항아리와 여인들’이다. 가로로 5m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삼성가가 이날 공개한 기증 미술품에 포함됐다. 이밖에 ‘인왕제색도’와 ‘수련이 있는 연못’, ‘황소’ 등이 최고가 수준 미술품으로 평가받았다. 이들 작품도 모두 기부된다. 다만 이미 보도된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의 ‘거대한 여인 III(1960)’은 감정목록에 없었으며 이보다 작은 여인상이 있다고 한다.
삼성가의 통큰 기부 결정에 미술품을 기증받을 기관들도 분주해졌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삼성가의 기부내역을 확인하고 향후 관리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가와 이들 기관은 올해 초부터 기부품 목록과 보관·전시 방법 등에 관해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삼성가의 발표에 이어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미술계에서는 삼성가의 기부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 관장은 "‘이건희 컬렉션’이야말로 한국 미술사의 수장가 맥을 잇는 중요한 컬렉션"이라며 "위창 오세창, 영운 김용진, 소전 손재형, 간송 전형필로 이어지는 한국 컬렉터의 계보를 잇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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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미술품이 각지로 흩어져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국내 한 갤러리 대표는 "이 회장 이름이 내걸린 초대형 미술관 설립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면서 "국·공립 미술관이 기존 예산 내에서 관리를 잘 할지도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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