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약 없이도 접종 가능해져..수요 대비 공급 초과
일부 접종소는 철수도
印, 미 백신 및 원료 봉쇄에 하루 30만명 감염
"발표보다 사망자 5배는 많다" 분석도 나와
쿼드 국가·부통령 혈통임에도 지원 못 받아..백신 원재료까지 차단
피해 커지자 반미 감정 확산
인도 백신 지원 확대 시 韓 영향 가능성도

뉴욕 맨해튼에 소재한 자연사박물관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박물관의 상징과 같은 푸른수염고래 전시물에도 백신 접종을 의미하는 밴드가 붙어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뉴욕 맨해튼에 소재한 자연사박물관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박물관의 상징과 같은 푸른수염고래 전시물에도 백신 접종을 의미하는 밴드가 붙어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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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불과 1년 전 4월에도 미국에서는 벚꽃이 만개했을 것이다. 지난해에는 벚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상상만 해 볼 뿐이다. 미국에도 벚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올해 들어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상황을 바꿔 놓았다. 올해는 만개한 벚꽃, 개나리, 목련을 보러 워싱턴DC의 포토맥강변으로, 뉴저지의 브랜치 브룩 파크로 상춘객이 모여들었다. 집중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이다.

미국 뉴저지주 소재 브룩 브랜치 파크에서 상춘객이 활짝 핀 벚꽃을 즐기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 소재 브룩 브랜치 파크에서 상춘객이 활짝 핀 벚꽃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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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 10% 감염, 57만명 사망이라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확보한 코로나 백신이다. 아까울 수밖에 없다. 백신 해외 공여가 '아직 자신이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미국이 전국의 16세이상 성인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건 지난 19일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뉴욕, 캘리포니아 등 부자주의 경우 백신 접종이 비교적 쉬웠지만 예약을 하기 위해 밤을 설쳐야 했던 주도 많았다.


한 주일도 안돼 다른 지침이 내려졌다. 이제는 예약이 없이도 백신을 접종 할 수 있다.

뉴욕은 물론 인근 뉴저지주에서도 지자체가 운영하는 대형 접종장에서는 예약 없이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예약 없이 백신을 맞으라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오고 주지사는 SNS를 통해 이를 자랑하는 게 지금 미국의 모습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접종 예약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고를 수 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달라진 변화다.


이런 상황은 백신 공급이 많은데 수요가 적어진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백신 접종 거부자, 접종 허가가 나지 않은 16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 등을 제외하면 더 이상 백신을 맞을 성인이 거의 없다는 의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백신 접종장을 폐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미국 정부도 더 이상 백신 접종을 기록적으로 늘리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미 7일 평균 접종 회수도 최고치 320만건에서 280만건으로 낮아졌다. 대량 접종 보다는 농촌이나 오지 주민, 백신 거부감이 큰 유색인종이나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하거나 찾아가는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린이들에 대한 접종도 시급하다.

'쿼드라더니' 코로나 비극 덮친 인도
반미 감정 확대

미국이 백신을 싹쓸이 하자 지구 반대편에서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는 최근 연일 하루 30만명 이상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 중이다. 세계적인 백신 제조 기지인 인도가 신규 감염 확산과 사망자 급증으로 위기의 진앙이 됐다.


인도에서 코로나19 사망자 화장이 이뤄지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인도에서 코로나19 사망자 화장이 이뤄지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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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미국이 자초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하는 비극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미국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 내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백신 원료, 자재 등의 수출을 금지시켜 인도의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이다. 타임스는 국무부와 백악관 관료들이 미국의 접종이 우선이고 인도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원을 했다는 발언을 소개하면서 정말 그러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에서는 한국에 대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공급 지연이 중국에 맞서는 국가 연대인 '쿼드'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인도는 쿼드 국가임에도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인도의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자국민의 인도 여행을 금지하도록 권고했지만 아직도 항공편 운항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에 맞서는 쿼드 국가 인도와의 교류를 완전 중단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교류를 통해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미국을 위협할 수도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인도계 흑인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을 위해 자신들의 일인 것처럼 나섰던 인도계 미국인들은 물론 마음의 성원을 보낸 현지인의 지원이 무색할 정도다.


현지매체 타임스오브 인디아는 백신 문제로 인해 인도인들의 반미 감정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주류 언론까지 나선 만큼 인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멀지 않은 시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23일 미국 상공회의소가 인도 브라질 등 코로나 위기 국가에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의 백신을 보내자고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전세계적인 감염 차단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다. 하루빨리 그렇게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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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도, 브라질, 아프리카 등의 위기가 워낙 큰 만큼 백신 보급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은 지원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방역은 성공했지만 '백신 독립'을 하지 못한 대가는 여전히 크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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