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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험사 의료자문 6만건…보험금 삭감 수단 논란

최종수정 2021.04.23 10:44 기사입력 2021.04.2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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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자문 후 보험금 지급거절 4800여건
"보험금 허위·과다청구 방지 역할 있다"

지난해 보험사 의료자문 6만건…보험금 삭감 수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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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자영업자인 전중호(55·가명)씨는 최근 계단에서 넘어져 왼쪽 발목에 장해가 발생했다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전 씨가 주치료 병원에서 장해진단을 받지 않고,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점에 의심을 가졌다. 결국 주치료 병원 의사에게 의료자문을 받은 결과 ‘한시 장해’ 소견이 확인돼 과잉 보험금 청구로 결론내렸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이 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보험 청구 1000건 중 1건 수준으로 자문을 받은 만큼 과다 청구에 대한 최소한의 억제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주지 않기 위해 의료자문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총 6236만8432건의 보험금 청구건 중 6만1535건의 의료자문을 실시했다. 보험금 청구 대비 의료자문율은 0.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을 부지급한 건수는 4873건, 일부 지급한 건수는 1만7682건으로 집계됐다. 부지급률은 7.9%, 일부지급률은 28.7%로 나타났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부지급률이 높았다. 생보사들은 총 1만9573건의 의료자문을 통해 3755건에 대해 보험금을 주지 않았다. 부지급률이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손해보험사들은 4만1962건 가운데 1118건(2.6%)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때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 의료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의료자문 결과가 보험금을 감액 지급하거나 지급 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도마위에 올랐다.


의료기관 자문의는 보험사의 의뢰를 받으며 보험사의 자문료를 지급받기 때문에 그 의견의 객관성·공정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시각에서 출발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의료자문의 이름과 소속기관, 자문 결과를 소비자에게 고지토록 하거나(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료자문 기관이 피보험자를 직접 면담해 심사하는(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그 사이 의료자문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암보험과 관련해 대장암과 갑상선암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다면서 보험사의 자체적인 의료자문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보험금 허위 청구 및 과잉입원·진단 등을 활용한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역할이라고 주장한다. 또하 보험금 지급 심사를 결정하는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의료자문 결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소비자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제3자에게 자문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객관적인 자문기구 설립도 거론된다. 미국은 연방정부나 주(州)정부가 독립의료심사기구(IRO)를 설립, 이 곳에서 의료자문자를 선정토록 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의료자문 결과에 대한 피해구제절차 안내가 지난달부터 의무화됐다"면서 "의료자문 대상 선정 등을 논의할 의료자문관리위원회를 설치토록 의무화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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