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품 안쓰거나 입주 안해…조세특례 줬는데 투자 실적 '전무'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기업·금융중심지 창업기업 등에 '무용지물'
특정지역 한정해 실효성 없어
실제 혜택받도록 재정비해야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올해 일몰대상인 비과세·감면 제도 가운데 기업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과 달리 수입물품을 사용하지 않거나 창업기업 실적이 지지부진해 감면혜택을 받을 수 없던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일몰도래하는 특례사업에 대해 ‘심층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재정비하거나 과감히 일몰을 연장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아시아경제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2021년 조세지출 예산서 기준 실적’에 따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조세특례 사업은 86개(중복 제외), 조세지출액은 5조2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26.7%인 23개 사업의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를 통해 조세지출 혜택을 한푼도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론 사업 재편·합병 등 구조조정에 대비한 특례 제도가 포함된 것이지만 적잖은 숫자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특례사업은 지역 투자 유치였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투자진흥지구 입주기업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 면제, 금융중심지 창업기업 법인세 감면 혜택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0원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입주기업들이 수입물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등 비제조업 분야가 입주하면서 예측이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입주기업도 줄어들고 있다. 제주투자진흥지구에 들어선 기업은 2018년 44개에서 2020년 41개로 줄었다. 조세감면혜택이 투자를 유치할 정도의 인센티브는 아니라는 뜻이다.
금융중심지 창업기업 등에 대한 법인세 감면 실적도 전무하다. 창업기업은 대체로 실적이 저조한 만큼 감면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법인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결국 이름만 남은 유명무실한 제도인 셈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일부 지역에 국한된 세제혜택 효과는 크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특정 지역을 한정해서 세제혜택을 주는 방향은 맞지 않다"며 "목적을 다했거나 실효성이 없는 조항은 삭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재정 악화가 심각한 상황을 감안할 때 조세특례 제도 정비는 시급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국세감면율은 3년 연속 법정 한도를 넘어선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탈루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 비과세 감면 제도에 대한 정비 등 세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재정지출 효율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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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혜택이 충분치 않았거나 혜택을 줘도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감면액이 없을 것"이라며 "실적이 없는 부분은 특히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특례의 경우 전체 경기가 나아진 것 보단 실제 혜택을 받고 있는 대상업종의 업황이 나아졌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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