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56조원 반도체 투자
중국도 차세대 반도체에 막대한 자금
EU 국가간 공동 기금 조성, 유럽 내 반도체 지원
韓, 투자 카드만 만지작…"정부 합심해 골든타임 놓치면 안돼"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미국이 동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공급망 강화 전략을 펴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위기와 기회가 함께 찾아왔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급에 위기를 느낀 글로벌 각국 정부가 자국 내 공급망 강화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의 입장에선 해외 투자 압박이 커지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새로운 경쟁자들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이같은 반도체 공급망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K반도체’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가 대항전으로 번진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기업 간의 일원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각국 반도체 '독립전쟁'…압박하는 美·추격하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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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자립 경쟁 나선 美·EU·中

최근 반도체 공급 불안이 전 세계 제조업을 덮치면서 각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앞장 선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각종 인센티브와 직접 투자를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력 증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산업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중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책은 지난달 24일 미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계획과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밝힌 직후 발표됐다.

미국은 자국 반도체 업체 지원으로 제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부흥을 실현하고 동맹국과의 반도체 산업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도 견제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2일 열리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대책 회의에 삼성전자를 초청한 것도 한국과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면서 미국 내 투자 및 생산 유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또 다른 강력한 잠재 경쟁자인 중국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자립을 꿈꾸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은 첨단 공정 기술력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정부 차원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가능한 중국의 자금력은 잠재적인 위협이다. 또 중국은 아직까지 뚜렷한 강자가 없는 AI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거대 플랫폼 기업 바이트댄스는 최근 AI반도체 인력을 모집하며 본격적인 AI반도체 개발 착수에 나섰다.


중국전자정부산업발전연구원(CCID)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은 점유율 1위(25.9%)를 차지했다. AI반도체는 AI 기술의 학습 능력과 추론 기술 등을 구현하기 위해 연산에 사용되는 차세대 반도체를 의미한다. 2017년 이후 중국 AI반도체 시장 규모는 매년 50%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같은 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점유율은 15.6%에 그쳤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극심한 수급난을 경험한 유럽도 최근 국가 간 공동으로 기금을 모아 유럽 내 반도체 제조업 지원에 나섰다. 지난 2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은 500억유로(약 67조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는 기업들이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금액의 약 20~40%를 지원하기로 했다.

美 ‘통큰 베팅’에 발맞추는 경쟁자들

한편 K반도체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대만은 대규모 투자로 미국의 적극적인 반도체 부흥 정책에 발을 맞추고 있다. 최근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동시에 ‘외부 파운드리와의 협력 확대’ 의지도 함께 밝히며 TSMC를 거론했다.


이에 맞춰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거듭 밝히고 있다. 올해에만 250억~280억달러(약 28조~31조원)의 역대 최대 설비투자 계획을 공개한데 이어 최근에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113조원)에 달하는 투자 단행을 약속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96,000 전일대비 12,000 등락률 +4.23% 거래량 39,314,752 전일가 284,0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최대 100조 피해 우려, 2등 아니라 나락 간다"…산업장관 "삼전 파업 시 '긴급조정' 불가피" 삼성 노사 평행선 계속…사측 "직접 대화" vs 노조 "성과급 결단 없으면 파업"(종합) 외국인 2.8兆 매도 속 코스피 신고가 마감…8천피 눈앞(종합)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970,000 전일대비 6,000 등락률 -0.30% 거래량 6,040,068 전일가 1,976,0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외국인 2.8兆 매도 속 코스피 신고가 마감…8천피 눈앞(종합) 7900 머무르는 코스피…코스닥은 하락 전환 [미중정상회담] 월가 "S&P500 회담 기간 0.7% 변동 예상" 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도 일본 낸드플래시 기업 키옥시아 인수를 검토하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힘입어 자신감을 얻은 마이크론이 대규모 M&A까지 타진하며 낸드 플래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반도체, 여전히 투자 카드만 ‘만지작’

반면 K반도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뚜렷한 설비투자 또는 M&A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증설 계획은 애리조나·뉴욕주 등 다른 후보지들과 함께 검토 중이며, 올해 의미있는 M&A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별다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수급난 해결에 발맞춰 다른 국가들은 정부와의 공조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유독 한국만 뒤처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월 정부가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지원 정책을 발표했으나 정부의 직접 지원은 없고 민간 투자라는 방식의 한계도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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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산업의 마중물인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민간이 강력한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청와대부터 유관부서, 민간이 한팀이 돼 일원화된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는 반도체 산업 변화기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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