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결집엔 효과 있지만…스윙보터 잡기엔 역부족
박영선-오세훈 첫 TV토론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만 확인" "의욕이 과다한 모습"
역량관련 평가선 두 후보 모두 7표 중 1표밖에 못 받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첫 TV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어느 한쪽도 다른 한쪽을 누르지 못했다는 ‘무승부’ 판정을 내렸다. 토론을 지켜본 정치 전문가들은 표심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보다는 지지층만 결집시키는 쪽으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30일 정치 전문가 7인은 전날 MBC방송 ‘100분토론’을 지켜본 뒤 총평으로 3대 3의 무승부 판정을 내렸다. 비전에 있어서는 박 후보가 2표를 얻어 1표를 얻은 오 후보를 앞섰지만, 토론 실력에서는 오 후보가 3표를 얻어 박 후보(2표)보다 나은 평가를 받았다. 역량과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1표밖에 받지 못하는 등 평가가 박했다.
전반적인 토론은 어느 후보도 상대방을 압도하지 못했다는 평가였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만 확인한 자리였다"며 "서로 의욕이 과다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각자 지지층에 소구하는 정도였지, 누가 한쪽을 누르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 토론을 보고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을 변화시키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에 대해서는 비전을 제시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박 후보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겠다는 모습을 보인 데 반해 오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에 치중하겠다는 인상을 줬다"고 평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박 후보가 미래 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던 데 반해 오 후보는 비전 등을 제시하는 데는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미래 지향적인 모습 보였다" 비전 제시 평가 앞선 朴
"출마선언 때보다 자신감 붙었다" 토론실력 나았던 吳
토론 실력에서는 오 후보가 상대적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상대의 호흡을 끊는 인터셉트(끼어들기) 등은 시청자들이 볼 때는 짜증스럽지만 앞서고 있는 입장에서는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박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부터 시간을 초과하는 등 초조함이 엿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오 후보는 출마 선언을 했을 때에 비해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며 "자신감이 많이 붙은 모습"이라는 인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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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역할이 정반대로 바뀐 모습도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은 "야당이 통상 공격수가 되고 여당이 방어를 하는데, 이번 토론회는 반대 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원장은 "박 후보는 오 후보의 공격 지점을 잘 찾았다"면서도 "오 후보는 행정 능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한편 사회를 맡았던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가 공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장 소장은 "정 교수가 방송 도중 오 후보가 판넬을 사전 합의보다 더 사용한 것과 관련해 두 차례 지적을 하는가 하면 박 후보에게는 주도권 토론과 관련해 조언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공정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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