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준생 인식 바꾼 '잡벨트'
지역 산단에 맞춤형 취업 지원
"기업-청년 유대 분위기 조성"

[공장이 늙어간다]"대기업 아니어도 괜찮아" 외친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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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를 졸업한 서모(25)씨는 전공을 살려 서울에 있는 대기업 항공직이나 공기업에 취업하길 희망해왔다. 제조업체에 취직할 것이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1년여 취업 준비 끝에 지난해 3월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 제조업체 J사에 입사했다. J사는 발전 설비 정밀 제조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이다. 서씨는 현재 무역업무를 맡고 있다. 그가 진로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다른 취업준비생들과 스터디그룹을 짜서 기업 현장을 탐방하고, 인사 담당자와 만나 회사의 비전을 듣고 나서 마음이 움직였다.


서씨는 지역 청년을 위한 ‘청년친화형 스마트산단 잡벨트(잡벨트)’에 참여했다. 잡벨트 사업은 지역 산단을 구심점으로 하는 청년 맞춤형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경남지역 대학교 졸업(예정)자와 실업계 고등학생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경남도-한국산업단지공단-경남창원산학융합원-마산대학교-창원국가산단경영자협의회 등 여러 기관이 합심했다. 잡벨트 사업을 통해 2019년에 137명, 지난해엔 106명의 청년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도 벌써 30여명의 청년이 취업 성공 소식을 전해왔다. 취업자 10명 중 8명은 경남지역에 있는 기업에 입사했고, 절반가량은 산단 입주기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청년친화형 스마트산단 잡벨트 사업에 참여한 취업준비생들이 모의면접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 청년친화형 스마트산단 잡벨트 사업에 참여한 취업준비생들이 모의면접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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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관이 잡벨트 사업을 시작할 당시 고졸 취업률은 사상 최악의 수준이었다. 그해 고교 현장실습이 폐지되면서 전국적으로 직업계 고교생의 취업률이 대폭 하락한 것이다. 2017년 2월 취업률 대비 2019년 2월 취업률이 50%가량 줄면서 반 토막 난 지역이 전국 17개 시도 중 6곳에 달했다. 당시 경남의 취업 하락률은 2017년 대비 51.5%로 충남(77.3%), 광주(58.6%)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잡벨트 사업은 산단 입주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데 주안점을 뒀다. 산단 내 기업 임원이 청년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가졌다. 기업 대표와 면담을 하고 직무담당자와 대화 시간을 갖거나 근로환경을 직접 체험해보기도 했다. 제조업은 무조건 파란색 작업복에 손에 기름을 묻혀가며 일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앨 수 있었다. 기업은 고도화·자동화되고 있는 생산 설비, 유동적인 근무시간, 다양한 복지 혜택으로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니 취업 문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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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관계자는 "탄탄한 강소기업과 청년 간의 만남의 장을 갖고 유대관계를 쌓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기업은 우수인력을 채용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인력 유출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남창원산학융합원 관계자는 "학교 졸업 후 소속감이 없던 취준생들에게 스터디 그룹과 취업 준비 공간을 제공했다"면서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구직 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남도는 이 사업으로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20년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향후 양산과 거제, 밀양에도 잡벨트 모델을 도입·확장할 계획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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