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상거래 규모 2025년 270兆 전망
'가격전쟁'에서 '배송전쟁'으로
획기적으로 앞선 쿠팡…反쿠팡 동맹구도 새판짜기

[이종우의 경제읽기] '배생배사' e커머스…쿠팡이 불지핀 유통공룡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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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공모가 35달러보다 40% 이상 높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돼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됐다. 우리 시장으로 환산하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와 맞먹는 규모다. 쿠팡 상장을 계기로 전자상거래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였다면 쿠팡 상장은 성장성을 확인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우리 전자상거래 업체는 ‘가격’을 차별화 요인으로 여겨왔다. 동일한 제품을 비슷한 택배 서비스로 받다 보니 가격 말고는 사람을 끌어들일 유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매자들이 여러 사이트 중 가격이 제일 싼 곳을 찾아 나섰고 이를 빠르게 알려주는 곳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생겼다. 이 요구를 제일 먼저 해결해 준 곳이 인터넷 포털업체였는데 그 덕분에 지금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보다 더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낮은 가격에 대한 요구가 해결되자 전자상거래 업체는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어제 A사이트에서 물건을 샀던 사람이 오늘은 조금 더 싼 B사이트로 옮겨가 버리면 회사입장에서 영업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없어 이들을 붙들어 놓을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한 곳이 쿠팡이다. 무료 배송을 통해 물이나 라면 같은 값싼 상품을 전달해주고 원하는 시간에 빠르게 물건을 받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가격’에서 ‘편리함’으로 바뀌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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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상장은 국내 유통 산업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쿠팡이 5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는데, 시장에서는 이 자금을 물류센터 확장과 빅데이터 구축에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쿠팡의 투자는 다른 유통업체에게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게 만들 것이다. 인프라의 약화로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인데 다양한 투자 덕분에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작년 133조원이었던 국내 전자상거래시장 규모가 2025년에 27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예상대로라면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33%에서 2025년에 45%로 올라간다. 전세게 평균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쿠팡에 대응하기 위한 유통업체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2020년 국내 전자상거래시장 1위는 네이버(NAVER)다. 거래액이 25조원으로 전체 상거래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2위는 쿠팡(20조원, 12%)이고 3위는 이베이코리아(13조원, 8%)가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전자상거래 시장은 다양한 사업자들이 고유 영역을 가지고 영업하는 세분화된 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형태로는 독자적 생존이 힘든 기업이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조합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이마트 등과 지분 교환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섰고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쿠팡 상장 이전부터 유통시장의 판이 요동쳤기 때문에 기존 유통 대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산업이 재편되면서 배달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2019년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들이란 회사가 4조8000억원의 가격으로 독일 기업에 넘어갔다. 당시 배달앱 하나를 인수하는데 5조원을 쓰는 게 맞느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서비스가 배달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배달 산업은 여전히 가까이 있는 식당에서 배달음식을 받아 주문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을 핵심 업무로 삼고 있다. 여기에서 더 나가 신선식품이나 상품 배달의 비중이 커진다면 배달산업은 또 다른 국면에 들어갈 것이다. 식품 재료가 30분에서 길어야 1시간 내에 배달되는 서비스를 경험하면 소비자는 편리성과 신속성에 매료돼 해당 서비스를 계속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를 위해서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아다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처럼 상품을 받아올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생산 공장에서 물건을 받아다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들 뿐 아니라 신선도도 유지할 수도 없어 식품에 맞지 않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여러 곳에 자체 물류창고를 확보하는 방안과 배달 회사들이 오프라인에 거점을 가지고 있는 대형 마트와 제휴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대형 마트는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상품군을 취급하고 있으며 충분한 재고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만일 배달회사가 서울에 29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이마트와 제휴한다면 배달회사가 가까운 매장에서 물건을 받아다 주문 고객에게 빨리 전달해 줄 수 있다. 이 경우 이마트는 매출을 늘릴 수 있고 배달회사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보게 된다. 이마트와 네이버가 전자상거래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분 교환을 포함한 제휴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인데 멀지 않은 시간에 첫 번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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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자상거래는 1996년 인터파크와 롯데인터넷백화점에 의해 시작됐다. 지금은 온라인쇼핑 이용률이 40% 가까이돼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전자상거래 규모 확대는 많은 연관 산업의 발전을 가져온다. 크게 세 부류로 정리되는데 첫째는 제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데 필요한 자율주행 운송기구와 로봇이다. 여기에는 차량과 드론 배달이 들어간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는 2021년 119억 달러인 자율주행 운송시장 규모가 2030년에 847억2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GM, 포드를 비롯한 자동차 회사가 제품 개발에 나섰다. 두 번째는 결제 산업이다. 전자상거래는 IC카드를 포함한 전자화폐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은 결제시장의 발전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마지막은 온라인 광고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산업이다. 개인 취향의 과학적 분석이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SNS와 개인 맞춤 상품 추천 기능을 통한 소비자 기호 분석 산업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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