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비빔밥이 왜 韓 드라마에" 도 넘은 中 PPL에 '문화 감수성' 연일 논란
드라마 '빈센조', '중국산 비빔밥' PPL 연일 논란
中 "비빔밥, 잔반 처리 음식" 조롱
서경덕 "꼼수에 휘말리지 말자"
전문가 "반중 감정 고조된 상황에서 해당 PPL 적절치 않아"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굳이 중국산 비빔밥을 PPL 해야 했나요?"
최근 국내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들이 중국 기업을 간접광고(PPL)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국이 김치·한복·판소리 등 한국 고유문화를 '자국 문화'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상황에서 이 같은 PPL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빈센조'에 '중국산 비빔밥'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전문가는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반중 감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PPL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tvN 드라마 '빈센조'의 중국산 비빔밥 PPL 관련 기사를 캡처해 공개했다. 서 교수가 캡처한 기사는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의 기사로, 매체는 '한국 드라마, 중국 브랜드 비빔밥 제품 노출로 비난 불러'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서 교수는 "이 보도 이후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을 통해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것',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 등의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중 문화 갈등을 조장하는 게 환구시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에는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아시아권 문화 트렌드를 한국이 주도하는 것에 대해 (환구시보가) 많은 '위기감'을 느끼나 보다"라며 "이럴수록 우리는 환구시보의 꼼수에 휘말리지 말고, 중국의 동북공정 및 문화공정에 더 당당히 맞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4일 방송된 '빈센조' 8화에서는 홍차영(전여빈 분)이 자신들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빈센조(송중기 분)에게 "역시 재밌는 것 볼 때는 맛있는 게 있어야죠"라고 말하며 비빔밥 도시락을 건네는 장면이 방송됐다.
해당 장면에는 중국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표기된 비빔밥 제품이 PPL로 등장했다. 3초 남짓 등장했지만 해당 브랜드가 중국 브랜드인데다,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을 중국산 제품으로 PPL 했다는 점에서 빈축을 샀다.
특히 중국 기업 '즈하이궈'에서 생산한 비빔밥으로, '한국식 김치 돌솥비빔밥'을 중국어로 '한국식 파오차이'라고 표기한 바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는 기업의 제품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중국 누리꾼들이 김치·한복 등의 원조가 중국이라 주장해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해당 PPL은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자칫 비빔밥이 중국 음식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직장인 김모(29)씨는 "드라마 잘 보다가 PPL을 보고 어이가 없어서 바로 채널을 돌렸다.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해외 시청자들이 보면 비빔밥을 중국 음식이라고 생각할 것 아니냐"라며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판매하지도 않는 제품을 왜 PPL 해야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6)씨도 "아무리 광고로 제작비를 충당한다고 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중국이 김치·한복 등을 자국 문화라고 우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PPL은 신중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라며 "또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이를 중국산 제품으로 PPL 해서 안타깝고 제작사 측의 안일한 태도에 화가 난다"라고 했다.
중국산 PPL이 논란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여신강림'에서도 주인공들이 편의점에서 중국식 인스턴트 훠궈를 사 먹는 장면이 나왔다. 또 극 중 배경으로 나온 버스 정류장에는 국내에서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 쇼핑몰 광고판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방영 당시 시청자들은 '한국 편의점에서 중국 인스턴트 훠궈를 먹는 학생이 어디 있느냐'며 현실과 동떨어진 PPL이 드라마 몰입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의 PPL을 한국 콘텐츠에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늘어난 제작비와 연관 있다. 8~16부작으로 편성된 미니시리즈의 경우, 회당 평균 제작비가 6억원 수준까지 올라 2010년대 초반 2억원에 비해 3배나 늘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제작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제작사들은 중국 PPL을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셈이다.
전문가는 중국에 대한 국민 정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기업을 PPL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 PPL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중국 PPL에 시청자들이 반감을 보이는 이유는 중국의 '동북공정'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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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중국이 김치·한복 등 우리 문화를 중국의 문화라고 우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중들의 심기가 좋지 않은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비빔밥을 PPL 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해외에서는 우리 문화를 중국 문화로 오해할 수 있다. 이런 염려로 인해 대중들은 중국 PPL에 대한 반감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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