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 겹친 국제유가, 7%대 급락..."정점 지나 하락세"(종합)
美·러 갈등고조에 유럽발 백신수급 우려
달러·금 등 안전자산 급등에 낙폭 확대
친환경기조·전기차 이슈에 수요 감소 여파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제유가가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고조에 따른 러시아의 증산 우려와 유럽의 백신 보급 지연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며 급락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며 미 국채와 달러, 금 가격 상승에 따른 압박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 친환경 정책 기조와 전기차 생산 증가에 따른 유가 수요 감소 전망에 러시아의 공급 확대가 예상되면서 그동안 급등하던 국제유가가 정점을 지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4.57달러(7.07%) 급락한 배럴당 60.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59.24달러를 기록해 60달러를 밑돌며 이달 초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상승랠리를 이어가며 7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던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 대비 4.72달러(6.9%) 급락해 배럴당 63.28달러로 거래 중이다.
국제유가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끼친 원인은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 설전이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영TV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온라인 생방송 토론을 제안하고 싶다"며 전날 바이든 행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를 비판했다.
전날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 야당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결론짓고 7명의 러시아 고위관리와 5곳의 연구소 및 보안기관, 14개 기업체 등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ABC 방송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양국 간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러시아와 미국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러시아가 보복조치로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유가에 강한 영향을 끼쳤다. 필립 스트레이블 블루라인퓨처 수석 시장전략가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보복할 수 있는 조치는 원유시장에 공급을 늘려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백신 수급 지연 또한 석유 수요 감소 우려로 이어졌다. 유럽국가들이 혈전 부작용 소식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제히 중단하며 접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고, 전날 유럽연합(EU)이 영국에서 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급이 부족하다며 EU에서 생산되는 백신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유럽 내 백신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졌다. 유럽의 코로나19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우려 속에 미 국채와 달러, 금 등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재고 우려도 겹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전날 발표한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240만배럴을 기록해 기존 전망치보다 100만배럴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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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기적 이슈 외에도 중장기적 석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정점을 지나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국제 중개브로커 전문기업인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수석 시장전략가는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서 석유 수요가 정점을 지났다고 지적한 이후 석유시장에서 매도세가 커지고 있다"며 "한동안 국제유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IEA는 ‘원유시장 전망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석유 소비가 전기차 개발, 친환경정책 기조 속에 계속 줄어들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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