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진 기자(법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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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진욱 공수처장이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휴일인 지난 7일 비공개로 만났다.


김 처장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만남이 이뤄진 시기가 공수처가 검찰로부터 관련 사건을 이첩받은 직후라는 점이나 수사를 위한 조사가 아닌 이 지검장 측 요청에 따른 비공개 면담이었다는 점에서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간혹 검찰에 조사를 받으러 나온 거물급 피의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수사책임자가 차 한잔을 대접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피의자가 변호사를 통해 수사기관장을 이런 식으로 만난 경우는 본 기억이 없다.

더군다나 이 지검장 측 변호사의 면담 요청에 공수처가 이 지검장도 함께 만날 것을 제안했다는 게 이 지검장의 주장이다.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공수처에서 면담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공수처가 검찰에 넘긴 관련 수사보고서에는 면담에 참여한 참석자와 면담 시간 등이 기재됐을 뿐 면담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12일 김 처장이 이 지검장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하면서 ‘기소 판단은 우리가 할 테니 검찰은 수사가 완료되면 사건을 다시 공수처로 송치해 달라’고 한 것이나, 같은 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번 사건 수사팀의 핵심 검사 2명의 파견 연장 승인을 거부한 것과 이날 두 사람의 만남 사이에 관련이 있지 않을까 의심의 시선을 보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16일 국회 법사위에서 김 의원이 이 같은 지적을 하자 김 처장은 “그것(이 지검장 면담)과 저희 결정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고, 박 장관 역시 “얘기가 된 거죠”라는 김 의원의 말에 펄쩍 뛰며 화를 냈다.


하지만 사건을 통으로 이첩하면서 기소권을 유보한 것도 부자연스럽고, 한창 수사가 진행 중인 수사팀에서 검사를 빼낸 것도 속 보이는 처사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수원지검은 사실상 고립무원 상태에서 법무부와 대검 반부패부 등의 압박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상태다.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 검사로 분류되는 이 지검장은 검찰 내부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에도 차기 검찰총장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를 정말 총장을 시킬 생각이라면 적어도 이번 사건에서는 중립성을 의심받게 된 공수처가 관여하거나 검사를 빼 수사를 방해할 것이 아니라 조속한 검찰 수사를 통해 혐의에서 벗어나게 하는 게 순리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검사를 수사하거나 기소해야 하는 이유로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언급했지만 이번 사건에 적용될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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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실은 검찰이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이 지검장의 행위가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고, 오히려 이 지검장이 “공수처가 수사해야 된다”며 공수처 수사를 강력히 희망하는 웃픈 상황이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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