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발언 무대응
국무부·국무부 장관도 직접 대응 피해
NBC "美, 대북 전략 마련 전 北 자극 않기로 결정"
미국 北 전문가들 "北도 대미 발언 수위 조절 한 것"
미·북 접촉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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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백악관이 하루 전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을 비판한 담화 내용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은 채 미국의 목표는 외교와 비핵화라는 원칙론을 다시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북한이 선 도발하기 전에는 자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북측도 미국에 대한 자극을 자제한 것이라는 평가 속에 양측의 대면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하루 전 대미 경고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직접 반응을 삼가며 "나는 북한에서 나온 발언에 직접 언급이나 반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지금 당장 우리의 초점은 안보를 포함해 다양한 문제에서 우리의 파트너, 동맹과 협력하고 조율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북한과 관련해 "우리의 목표는 항상 외교와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하루 전 브리핑에서도 북한과의 접촉 시도 실패를 시인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이 최선임을 강조했었다.


김 부부장은 하루 전 발표한 담화에서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를 거론하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 외에도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일본 방문 중 김 부부장의 담화에 관한 질문에 "해당 발언을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직접적인 대응을 삼갔다. 국무부 측도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아시아경제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미국 측의 대북 입장은 이날 보도된 미 정부 내의 대북 정책 혼선에 대한 보도에서도 파악된다.


이날 미 NBC뉴스는 현직 행정부 고위 관계자 3명과 전직 고위 인사 1명을 인용해 미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수위 조절 된 어조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참모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정부 관계자 2명은 현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북한이 아직 새 행정부에 도발하지 않았을 때 '배를 흔들지 말라'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미국도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더 잘 알기 전까지 우리는 풍파를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 같은 입장과 달리 법무부가 지난 2월 가상화폐를 빼돌린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3명의 기소 사실을 발표하면서 북한을 '범죄조직'으로 칭하자 깜짝놀란 백악관 참모들이 발끈했다고 전했다. 당시 발표는 백악관과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NSC 참모들은 법무부에 우려를 표하기까지 했다고 NBC는 전했다. 이에 대해 NBC는 "북핵 위협을 무시하는 게 최선일지 정면으로 맞서는 게 나을 지에 대한 정부 내 긴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행히 이후에도 북한은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김 부부장의 언사도 평상시에 비하면 낮았다는 평가다.


김 부부장의 담화도 미국에 대한 자극 수위를 제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나온 첫 공식 대미 메시지이지만 전문가들은 같은 담화에서 김 부부장이 남측 당국에 한 경고보다 수위가 약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앤서니 루지에로 선임 연구원은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북한이 현상 유지를 위해 경고를 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킷 판다 미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도 악역을 맡아왔던 김 부부장의 발언치고는 수위가 낮다면서 조심스럽게 경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상황은 양측의 대화가 장기간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CNN방송은 북한이 당분간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퇴짜 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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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날 글렌 밴허크 미군 북부사령관은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북한이 핵무장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시도에서 걱정스러운 성공을 거뒀으며 김정은 정권은 그런 무기가 미국의 군사 행동을 억제하고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데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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