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혜택 노리고 악용에도
중앙회 "지역농협 자체 결정까지 기다릴 뿐"
정부 "제도 개선 여부 검토"

"불법 확인돼야 제명"…농협, 조합가입 문제 해결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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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 여파가 단위 농업협동조합에 미치고 있다.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직원들이 지역 농협에 가입한 후 우대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류상 자격만 갖추면 조합원으로 인정받는 입회 시스템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측은 제도 개선은 물론이고 해당 조합원에 대한 제명 여부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입장이어서 단위 조합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중앙회는 북시흥농협에서 58억원을 빌린 LH직원 9명에 대해 조합원 제명 같은 별도 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북시흥농협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에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LH직원에게 토지담보대출을 제공한 곳이다. 중앙회는 정부의 특별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북시흥농협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제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북시흥농협에 이들을 제명하라고 지시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단위 농협은 이번 투기 의혹에서 본의 아니게(?) 자금줄 역할을 했다. 특히 조합원이 되면 0.2%포인트 내외의 금리 우대혜택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토지담보대출을 원하는 수요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해당 직원들이 조합 가입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농협법과 북시흥농협 정관 등에 따르면 조합원은 지역농협의 구역에 주소나 사업장이 있는 농업인이고 1000㎡ 이상의 농지를 경영·경작하며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해야 한다. 여기에 농업경영체 등록과 가입신청서, 농지원부, 농지 임대차 계약서, 조합원 지분·가입금 및 배당금 계좌 입금 신청서, 100만~1000만원의 출자금 등을 내면 된다. 조건대로라면 LH직원들은 1년 중 석달 이상 경작을 하는 농부인 셈이다. 중앙회 측은 가입 과정에서 문제는 없다면서도 수사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적법한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비농민의 조합가입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조합 가입으로 대출을 받는 등 문제가 드러난 만큼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 여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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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사후 조치가 아니라 비리를 막을 수 있도록 비농민에 대해선 조합원 자격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완배 서울대 농업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농민의 자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법을 개정한 뒤 농협은 그 원칙에 따라 비농민을 조합원으로 받아주지 않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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