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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냐 AZ냐…백신 효능, 어떻게 구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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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앞둔 가운데 '백신 효능' 논란
좋은 백신, 병원 입원·중증·사망으로부터 접종자 보호
화이자·AZ 모두 실제 접종서 높은 보호 효능
전문가 "백신 안전 논란 부추기면 국민 생명 위협"

화이자냐 AZ냐…백신 효능, 어떻게 구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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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에 쓰일 예정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효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AZ 백신의 코로나19 감염 예방률이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에 비해 떨어져, 성능이 낮은 일종의 '2류 백신'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AZ 백신을 맞아 의심을 종식시켜 달라는 취지의 주장이 나오면서 공방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논란은 백신 효능 구분법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백신의 효능은 감염병 예방 효과뿐 아니라 '질병이 유발하는 위독한 증상으로부터 접종자를 보호해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자의 병원 입원·중증·사망 방지 등 여러 자료를 포괄적으로 봐야 하며, 이를 고려해 판단하면 AZ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성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다.

24일 오전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수송차량에 실려 군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보관창고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4일 오전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수송차량에 실려 군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보관창고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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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자 예방 효능 95% vs AZ 예방 효능 평균 70%


화이자, AZ 등 백신 성능 논란은 지난 임상3상 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앞서 화이자는 독일계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 사와 협업해 개발한 전령RNA(mRNA) 방식 백신에 대한 최종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해 11월 공개했다. 당시 화이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서 "분석 결과 총 예방 효능이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국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협업해 개발한 백신. / 사진=연합뉴스

영국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가 옥스퍼드대와 협업해 개발한 백신.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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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또한 같은달 3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AZ는 자사 백신에 대해 "정량 투입시 예방효능이 62%에 그쳤으나, 1.5회분의 백신을 투입할 경우 90%의 예방효능을 보여 평균 70%의 예방 효능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에 비해 25% 떨어지는 예방 효능을 보인 셈이다.


90% 예방 효능을 보인 1.5회분 실험 결과가 연구진의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메네 팡갈로스 AZ 부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1회분의 절반을 접종한 것은 행운(serendipity)이었다"라고 시인했다.


또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가 임상시험에 충분히 참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의혹이 더욱 커졌고, 결국 미 식품의약국(FDA)은 새로운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AZ 백신 승인을 미룬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내·외 일각서 AZ 백신 기피 움직임


이렇다 보니 국내외 일각에서는 AZ 백신 효능에 의혹을 품거나, 접종을 기피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영 매체 'BBC' 보도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AZ 백신은) 65세 이상인 사람들에게 무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또 독일 매체 'DW뉴스'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국민들의 화이자 백신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AZ 백신 접종을 보류해 전체 백신 물량의 12%만 소진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AZ 백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이 '1호 접종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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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대통령의 1번 접종으로 그동안 청와대발, 민주당발 가짜뉴스로 누적된 국민의 불신을 덜어달라"며 "2번 접종은 보건복지부 장관, 식약처장, 질병청장이 솔선수범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망언"이라며 "국가원수가 (백신) 실험대상인가.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비판하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그럼 국민은 대통령의 기미상궁이냐"라고 맞받아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백신 효능은 입원·중증 방지가 가장 중요


AZ 백신은 실제 화이자 백신보다 '나쁜' 백신일까. 전문가 설명에 따르면 이는 백신 효능의 우선순위를 잘못 받아들인 데서 나타난 오해다.


앞서 지난해 10월 수잔네 호지슨 박사가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에 기고한 글 '무엇이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규정하는가'를 보면, 백신의 성능은 '유효성(efficacy)'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이때 유효성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뉘는데, 바로 사람간 감염(transmission) 방지, 병원 입원 방지, 중증/사망 방지 등이다. 이 가운데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유효성은 바로 병원 입원과 중증/사망을 방지하는 효능이다.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코로나19 간이 진료소를 찾은 한 환자가 서바이벌(생존) 모포에 감싸인 가운데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브레시아에서 코로나19 간이 진료소를 찾은 한 환자가 서바이벌(생존) 모포에 감싸인 가운데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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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처럼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은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중증을 호소하는 병원 입원자가 늘어 △국가 의료 체계가 붕괴하면서 위기가 발생한다. 하지만 백신 대량접종을 통해 중증이 발현하거나 사망하는 인구 수가 크게 감소하면, 의료 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나 봉쇄 조치 없이도 감염병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호지슨 박사 또한 해당 글에서 "(백신의) 가장 중요한 유효성은 중증과 사망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임상시험에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접종 사례에서 AZ 백신의 유효성은 어떨까. 23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백신을 접종 받은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Z 백신은 접종 5주차(28~34일째)에서 병원 입원 위험을 94% 낮췄다. 같은 기간 화이자 백신은 입원 위험을 85%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이 된 영국 시민들은 영국 정부의 접종 전략에 따라 백신을 1회만 접종 받은 상태로, 2회 접종을 완료하고 나면 효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즉, AZ 백신은 사람간 감염을 억제하는 예방 효능에서만 화이자에 뒤처질 뿐, 실제 백신에서 가장 중요한 효능에서는 다른 백신과 동등하거나 더 우월한 성능을 보이기도 하는 셈이다.


◆전문가 "백신 안전 논란, 국민 생명에 위협"


65세 이상 연령대 접종에 대해서도 전문가는 '안전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박사는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AZ 백신의) 65세 이상 임상 (실험에 참가한) 숫자가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에 3월 임상 결과가 추가로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라며 "안전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전문가는 백신의 안전성이 이미 확보됐다는 입장"이라며 "백신은 특히 중증 예방이라든지, 사망을 아주 크게 낮추는 걸로 지금 증명이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서든 백신들을 잘 활용해 많은 국민들을 어떻게 신속하게 접종할 지 고민해야지, 백신 안전에 대한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접종률을 떨어뜨리고 국민 생명 안전에 위협을 가하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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