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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가루와의 지옥 같은 전쟁 제발 끝나게 해줘요

최종수정 2021.01.22 17:25 기사입력 2021.01.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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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대성마을 주민들이 인근 업체에서 2년 전부터 날아드는 녹슨 쇳가루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대성마을 주민들이 인근 업체에서 2년 전부터 날아드는 녹슨 쇳가루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22일 오후 희뿌연 하늘이 닿을듯한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성마을 어귀. 매케한 뭔가가 코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마을 둘레는 크고작은 공장들이 얼기설기 얽혀있었다. 언제부턴가 이곳은 '쇳가루 마을'이란 이름이 자연스레 붙었다.

마을에서 마주친 한 주민은 “3년 전부터 날리기 시작한 쇳가루 때문에 여름에는 더워도 창문조차 못 열고 산다”고 했다. 빨래고 마당이고 매일 만나는 ‘검은 공습’이 두려워 공포에 질려 산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곧 “공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너무 고통스럽다”며 말을 잇지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 마을 주민들은 날림먼지와 쇳가루가 날아들어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택과 인접한 이곳에는 건설장비 수리와 녹슨 대형 철제 파이프 등을 재생 수리하는 공장이 있다. 몇해 전 이 업체가 들어온 이후 마을이 변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예부터 별걱정 없이 살아왔던 마을의 별명이 '쇳가루 마을'이라고까지 불리게 됐다.


양산시 환경단체에 따르면 상북면 대성마을 주민들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인근 공장에서 쇳가루와 날림먼지가 날아든다며 양산시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양산시는 마을 주민의 민원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답을 내놓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철제 야적물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는 조치하는 방안이 별도로 규범화된 것이 없다”며 “업체의 자발적인 노력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양산시 입장에선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을 주민들의 불안감과 시름은 더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대기환경보전법 제43조 1항에 따라 날림먼지 발생 사업장은 관할 시청에 신고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날림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무시되고 기득권자들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시정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시민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시 되고 시민이 잘 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행정이 안일하게 대처하는 부분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쇳가루와 날림먼지는 발암물질로 분류돼 치매와 호흡기질환, 심혈관 질환, 각종 피부염 등 유발한다.


손현근 고신대 보건 환경학과 교수는 “날림먼지와 쇳가루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요 오염원으로 세계보건기구 WHO가 규정한 발암물질이다”며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폐암과 호흡기질환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런 주민들의 고통에 업체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만큼 직접 대화를 나눠보겠다”는 답변만 했다.


한 마을 주민은 “2019년부터 환경단체를 통해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했으나 업체 측에서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양산시가 보다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쇳가루와 싸우는 지옥 같은 전쟁을 조속히 끝나도록 조처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상현 기자 lsh20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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