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중대재해법 시행시 발생할 수 있는 5가지 문제점 보고서
사고는 하청에서 일어나고 원청만 처벌받는 불합리 발생 가능성 높아
중소기업 일자리 감소, 기업 생산기지 해외 탈출 러시 이어질 우려 등

"원청만 처벌·일자리 감소" 기업들 중대재해법 부작용 속출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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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하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시행될 경우 산업재해 감소라는 정책효과는 불분명하면서 중소기업 수주감소,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 각종 부작용만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경영계에서 제기됐다.


기업들은 중대재해와 관련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처벌을 받고 있는데 징벌적 규제만 추가해 경영부담이 너무 크다고 호소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중대재해법이 초래할 수 있는 5가지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중대재해법 정부안이 시행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정책 부작용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수주ㆍ일자리 감소 불가피

전경련은 5가지 대표 사례를 꼽았다. 첫번째로 중대재해는 하청기업에서 발생했는데 원청기업만 처벌받는 황당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대재해법 정부안은 사업주 또는 법인이 제3자에게 용역이나 도급, 위탁한 경우에도 안전ㆍ보건조치 의무를 제3자와 공동으로 부담하고 하청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동시에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2년간, 5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4년간 법 적용을 유예하는데 유예 기간 중 중대재해 발생의 직접 당사자인 하청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면책이 되는 반면 간접 당사자인 원청만 처벌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사망 사고의 대부분이 중소 규모의 작업장에서 발생하는데 단지 회사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두번째는 중소기업들의 일거리 감소 가능성이다. 중대재해법 도입 시 원청은 하청의 안전관리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사업확장을 주저하거나 도급을 축소해 결과적으로 하청의 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경련은 예상했다.


정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 중 수급을 받는 기업의 비중은 42.1%에 달하며 수급기업의 매출액의 대부분(83.3%)은 위탁 기업에 납품하는 것으로 창출돼 수급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했다.


세번째는 경찰 수사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다. 현행법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에 대한 수사는 산업안전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전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 일반 경찰이 직접 산업현장의 안전 및 보건조치의무 위반 여부를 수사하게 돼 산업재해 수사업무의 전문성이 퇴보하고 비효율성이 초래돼 경찰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는 근로감독관 제도의 도입목적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급증으로 인한 기업 탈한국 가속화 가능성

준법대상의 모호성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전경련은 정부안이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이 지켜야 할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를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제시해 실제로 법을 준수해야 하는 현장에 혼란만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소유자와 운영자, 관리자 등이 복수로 존재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아 책임이 불분명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용역, 도급, 위탁의 경우에 원청과 하청의 의무를 각각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동일한 의무를 부담한다고만 명시해 이들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규제 급증으로 인한 기업 생산기지의 해외 이탈 가속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경련은 기업규제 3법, 노조법 등이 통과된 가운데 중대재해법마저 제정될 경우 국내 기업의 환경은 최악으로 치달아 국내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유인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기업들이 현재 해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최고 수준의 재해 처벌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가 생긴다면 국내에서 기업을 경영하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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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전경련 상무는 "우리나라는 중대재해법이 제정되지 않더라도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처벌 강도가 이미 세계적으로 강력한 수준이며 또 영국 등 해외 사례를 볼 때 처벌 강화의 산업재해 감소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며 "정책 입안 시 기업에 강한 처벌을 부과하는 것보다는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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