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야 학교 못갔어"라고 할 그들…모두가 '아싸' 20학번
실제로 학교 간 날 2주 남짓
친구 못사귀고 성적은 맹탕
입학 전 21학번도 미리 우울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김수환 기자] 올해 8월 입대 예정인 서강대 20학번 박정현(20)씨는 일찌감치 군대로 피신(?)한 친구들을 부러워하고 있다. 그는 MT와 신입생 환영회에서 여러 친구들과 친분을 쌓아 '인싸(인사이더의 준말로 친화력이 좋은 사람)'가 되는 게 입학 당시 목표였다. 그러나 비대면(언택트) 수업에 교문조차 넘기 어렵고, 같은 과 동기와는 만남조차 어렵다. 그나마 기대하던 성적은 점점 곤두박질쳤다.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힘들고 강의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20학번 이석희(20)씨도 입학 전에는 미팅이나 대학 축제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그가 1년 동안 실제 등교해 수업을 들은 날은 2주 남짓. 11월이 돼서야 처음 학교에 가봤다. 이씨는 "대학에서 새로 알게 된 친구는 6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생활을 망친 20학번. 그들은 1년간 학교를 다녔지만 남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한숨을 쉰다. 코로나19 때문에 각종 대학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등교조차 어려웠다. 상황이 이렇자 20학번들은 자신을 '헌내기' '저주받은 학번' 등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대면 수업이 막히자 대안으로 제시된 언택트 수업에 대한 실망도 크다. 강원대 20학번 이성록(23)씨는 "몇몇 교수님은 학생과 소통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며 "수업 자료만 읽거나 1학기 자료를 2학기에도 재탕하는 교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시험 성적 기준도 완화돼 열심히 공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변별력도 줄었다"며 "내가 열심히 공부를 한 것인지 아닌지 혼란이 오고 나중에 취업할 때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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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학번이 대학생활을 망치자 입학을 앞둔 21학번도 우울하다. 코로나19 여파가 2021년에도 계속돼 제대로 된 학교생활이 어려울까 하는 우려에서다. 수시 모집으로 단국대에 합격한 권모(19)씨는 "야구 혹은 직접 자동차를 제작하는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지만 이런 활동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복잡한 심경"이라며 "대학생활을 제대로 못하면 인간관계 경험도 부족해져 앞으로 사회인이 됐을 때 발목을 잡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석대에 합격한 김동연(19)씨도 "동아리에 들어가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함께 취미생활을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 것 같아 씁쓸하다"며 "고3 때 듣던 온라인 수업을 대학에서도 들어야 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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