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CATL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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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미래 먹거리 배터리 산업 보호에 한국 정부만 손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미국 IT 공룡기업 애플이 2024년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을 두고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떠오르는 전기차 시장을 두고 기존 자동차 산업과 관계없던 기업들도 눈독을 들인다. 이면에는 각국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있다.


◇제2의 CATL이 온다

중국은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정부는 과거 사드 사태를 빌미로 배터리 산업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 일본 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막기위해 자국 기업들에게 편파적인 보조금 혜택을 지급했다. 그 결과 CATL이라는 세계 최고 기업을 키워냈다. 최근 중국은 제 2의 CATL로 파라시스를 육성하고 있다.

파라시스는 독일 다임러그룹으로부터 올해 7월 투자를 받은 중국내 5위 배터리 업체다. 작년 배터리 판매량은 약 2.27GW 규모다. 파라시스는 최근 지리테크그룹과 20GWh규모 합작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파라시스는 메르세데스벤츠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 독일 현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독 동부 비터펠트볼펜에 약 6억 유로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18년 말에는 다임러로부터 140GWh규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美 바이든 친환경 기조, 인센티브·보조금 기대감

미국도 바이든 정권이 무더기 친환경정책을 쏟아내며 전기차 산업을 육성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2030년까지 전국에 50만개 충전소를 설치하고 배터리 기술개발, 제조,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조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포드는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투자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전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이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국내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유럽 역시 한중일 3국의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EU 차원에서 자동차 시장의 선두 업체들과 함께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폭스바겐은 스웨덴 배터리 신생기업 노스볼트와 합작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중국의 배터리 업체 궈쉬안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韓 선점한 배터리 시장, 눈뜨고 빼앗길 판

반면 한국 정부만은 유독 여유가 넘쳐보인다. 각국 정부가 문을 걸어 잠그고 한국 기업들이 선점한 배터리 시장을 빼앗기 위해 혈안인데, 정책적 지원이나 외교적인 해결 노력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국내 업체들 간의 배터리 소송전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뒷짐지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지금까지 투입한 소송비용은 약 4000억원~50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이는 전기차 약 1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돈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소송에 성실히 임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적으로 발표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미국 시장을 두고 두 회사가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벌이는 동안 중국, 일본 업체들은 속속 미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소개한 배터리로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를 5배, 출력을 6배 높이고 주행거리를 16% 늘려준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미국 네바다주에 설립한 기가팩토리 네바다에서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독일 에르푸르트에 첫 유럽 공장을 건설하며 유럽 진출을 앞둔 CATL은 미국에서도 공장 건설을 고려 중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소송전이 장기화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배터리 공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대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빠르게 나서지 않는다면 당장의 배터리 공급 기회는 물론 타국 기업에 육성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미래 전기차 패권까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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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이면 두 회사가 소송을 벌인지 꼬박 2년이 된다. 양사가 자발적으로 간극을 좁히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 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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