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구독'이면 뭐든지 다한다? 선 넘는 1인 방송…교도소 무단 침입까지
팝콘TV BJ들 청송교도소 침입 후 생방송
40분간 방송으로 교도소 건물 소개
개인 방송 콘텐츠 과도하다는 지적 잇따라
전문가 "윤리적 성숙함과 제도적 장치 필요해"
[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최근 한 인터넷방송 BJ들이 교도소에 자동차를 끌고 무단 침입한 뒤 실시간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한 유튜버는 실제 사기 전과자들을 모아놓고 게임을 즐기는 방송을 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1인 방송인은 '먹방' 소재로 식용 분필 등을 사용, 초등학생들이 이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일어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BJ와 유튜버 등 1인 방송 진행자들의 방송 콘텐츠가 점점 과격해지며 도덕·윤리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9일 경북북부제1교도소(청송교도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0분께 인터넷방송 플랫폼 '팝콘TV'의 BJ 2명이 교도소 정문 직원에게 "출소자를 데리러 왔다"고 거짓말을 한 후 자동차를 타고 교도소에 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한 명은 "여기서 생활해서 내부를 잘 안다"며 본인의 계정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고, 한 건물을 가리키며 동석한 BJ에게 "여기가 넥타이 공장 맞나"라며 사형장을 지칭하는 은어를 사용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40여 분간 교도소 소개 방송을 진행하다가 "이제 포항교도소로 가겠다"며 "후원해주면 다음 주에는 경북북부제2교도소도 들어가 보겠다"는 말과 함께 방송을 마쳤다.
팝콘TV 사용자들에 따르면 당시 동시 시청자 수는 800명에 육박했고, 방송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법무부 당직실에 "교도소 내부에 개인 차량이 돌아다닌다"며 신고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30분 넘게 건물들을 다 보여주며, 교도소 담벼락 안을 4∼5바퀴는 돈 것 같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청송교도소 내부는 수사 접견이 필요한 경찰 관용차 등을 제외한 일반인 운전이 금지돼 있다. 다만 출입이 허가된 일반인은 정문 밖 주차장에 주차한 뒤 내부로 이동할 수 있다. 교정 당국은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무단침입을 확인하고 이들의 신원과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청송교도소 측은 "수용자가 있는 건물 안에는 절대 못 들어갔다. 교도소 담벼락 안에 관사도 있어 허가된 직원들이 새벽에 오가기도 한다"며 이들이 재소자가 수용된 교정시설 본 건물 안까지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처럼 BJ와 유튜버 등 1인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의 방송 콘텐츠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구독자 200만 명에 달하는 한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실제 사기 전과자들을 모아놓고 마피아 게임을 시키는 모습을 영상으로 내보냈다. 이 영상 제작의 취지는 남을 속이는 데 능숙한 사기 전과자들이 실제 마피아 게임에서도 얼마나 거짓말을 잘할지를 확인해보겠다는 것이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유튜버는 "실제 사기 전과가 있는, 남을 속였던 사람을 모아서 마피아 게임을 해보려고 한다"며 "범죄 사실 증명까지 확인해 준비했다. 섭외를 어떻게 한 거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안 그래도 5명이 오는 건데 1명은 도망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영상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전과자들이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피해자들에게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으며, 경솔한 기획이 전반적으로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한 네티즌은 범죄자가 콘텐츠로 소비되고 마피아라는 게임의 재미 요소로 보이는 건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일명 '먹방'방송의 소재로 식용 분필, 고무장갑, 종이, 풀 등이 사용되며 이를 따라하는 미성년자들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따른다. 밀가루, 설탕 등의 식자재에 식용 색소 등을 섞어 생활용품처럼 보이게 가공한 것이지만 영상을 시청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취미로 유튜브 업로드 영상을 제작하는 대학생 A(23) 씨는 이러한 상황에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의 경계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A 씨는 "다른 사람들도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영상을 찍으면 조회수가 안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서 모두가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콘텐츠가 유통되는 공간에서 보다 엄격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누구나 관심을 받으려는 욕구가 있는데 1인 미디어 시대가 되며 이를 쉽게 표출할 수 있게 되니까 자꾸만 더 자극적인 요소를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 교수는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다 보니 좀 더 엽기적이고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사용하려다 보니 결국 이렇게까지 된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이걸 보면 놀랄거야'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윤리적 사고의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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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곽 교수는 "공중 방송은 윤리위원회나 징계 심의 규정이 잘 구축되어있는 편이지만 유튜브나 개인 방송은 제재 방법이 약하다 보니 앞으로 더 큰 사회문제로 발전하게 될 것 같다"라며 "개인이 윤리적 도덕적 성숙함을 지녀야 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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