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 올라탄 개미들…빚투 연일 '사상 최대'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인 18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신용공여 잔고는 18조5099억원으로 올해 초(9조2072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1일 사상 처음으로 18조원을 넘어선 이후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공여 잔고는 코스피지수가 상승 가도를 달리던 지난달 20일(17조3822억원) 이후 10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이 기간 신용공여 잔고는 총 1조1277억원이 늘어 일평균 약 1100억원씩 불어난 셈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시장 9조3847억원, 코스닥시장 9조1252억원 등으로 두 시장 모두 역대 처음으로 신용공여 잔고가 9조원을 넘겼다. 신용공여 잔고는 통상적으로 단타 거래가 많은 코스닥에 주로 집중됐다. 하지만 9월 이후 코스피 잔고도 역대 최고치인 8조원을 돌파하는 등 신용공여 잔고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신용공여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의 누적치로 지수 강세에 따르는 일종의 후행 지표다. 개인들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란 예상에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 들어 9조~10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공여 잔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증시 급락과 함께 6조4000억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그러나 증시가 반등을 시작한 이후 신용공여 잔고도 급속히 불어났다. 지난 6월 말 12조원대를 찍으며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늘더니 지난 7월과 8월엔 각각 14조원과 15조원을 넘어섰고 이어 9월에는 17조원마저 돌파했다. 이후 과도한 빚투에 대한 금융당국 경고와 우려 등이 계속되자 16조원대로 다시 줄어들기도 했지만 증시 오름세와 함께 17조원대로 상승하더니 결국 이달 초 18조원도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도 급히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엔 100% 한도 추가)로 제한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과 별개로 내부 기준에 따라 통상 자기자본의 60~70%로 기준을 정해놓고 이를 초과하지 않게 관리한다. 이 한도가 차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는데, 최근 증시 과열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가 잇따라 한도에 다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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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신용융자 서비스는 기존처럼 제공하되 증권담보대출에 대해선 이달 초부터 제한하고 있다. KB증권은 이달 초부터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대한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신용융자 신규 매수와 예탁증권담보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키움증권은 신용 계좌의 보증금 현금 비율을 15%에서 20%로 올리고 대용 비율은 5%씩 낮추는 등 융자 한도 관리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강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만큼 신용융자 서비스를 중단하는 증권사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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