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친필로 써야" vs ""타이핑이 왜 논란" 文 대통령, 편지 형식 논란
서해 피살 공무원 아들, 文 편지 형식 비판…靑 "교황 서한 역시 타이핑"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격당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고등학생 아들에게 보낸 편지 답장 형식을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 자필로 쓴 편지가 아닌 컴퓨터 활자 타이핑으로 구성한 이 편지를 두고 야당에서는 성의가 없다는 취지로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 서한 역시 타이핑이었다며 격식 있는 답장이자 편지는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 씨 아들 이 모 군은 지난 6일 문 대통령 앞으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라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이 씨 형 래진(55)씨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이후 이씨 형은 지난 13일 문 대통령의 A4용지 1장짜리 편지가 이날 등기우편으로 조카인 이군에게 전달됐다고 언론에 밝혔다.
답장에서 문 대통령은 "마음이 아프다", "해경의 조사·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 라며 이군을 위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원론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편지 형식에서도 대통령의 자필이 아닌 타이핑이라며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14일 당 공식 페이스북에 "희망 고문만 되풀이하는 진정성 없는 대통령의 편지 한 장"이라는 글과 함께 공무원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를 나란히 비교한 이미지를 올렸다. 또 해시태그로 '#공무원_아들_손_편지', '#대통령_타이핑_편지'라고 달았다.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족이 14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달받은 유족의 고등학생 아들이 쓴 편지에 대한 답장을 우편으로 유족 측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문 대통령 답장 전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대통령의 답신은)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면서 "타이핑 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지켜줄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 유가족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해도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면서 "아직까지 유가족을 찾아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 진심으로 애도하고 북한의 만행에 대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다"며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고 적었다.
김 교수는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쓴 아들의 애절한 손편지와 타이핑으로 쳐서 프린터로 출력한 대통령의 의례적 인쇄물 편지. 대통령 친필 서명조차 없는 활자편지.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라고 거듭 비판했다.
또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을 건 묻겠다'는 말은 아버지 죽음의 진상규명과 북한의 책임 추궁 외에도 월북의 진실과 아버지 책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애매한 표현"이라며 "아버지가 죽어갈 때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아들의 절규와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라는 호소에는 대통령은 일언반구 답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미 대변인이 전달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서 타이핑치고 출력한 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내용과 형식 모두 아버지 잃은 아들의 슬픔을 위로하기보다는 편지보냈다는 형식적 면피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이른바 타이핑 편지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국 정상에 보낸 친서는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 서한 역시 타이핑이었다고 전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1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야당과 일부 언론이 문 대통령이 피격 공무원 아들에게 보낸 답장 편지가 타이핑이라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면서 "타이핑이 왜 논란의 소재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서한은 먼저 육필로 쓴다. 메모지에 직접 써서 주시는 내용을 비서진이 받아서 타이핑을 한 뒤 전자서명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외국 정상에게 발신하는 대통령 친서도 마찬가지다. 타이핑하고 전자서명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대변인은 "정상 친서뿐만 아니라 여러분에게 브리핑해 드렸던 빌게이츠 회장이나 그룹 U2의 보노가 보낸 편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구두메시지가 담긴 서한 역시 타이핑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피격 공무원을 추모하고 정부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작한 손글씨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깜깜하고 차디찬 바다에서 그 얼마나 두려웠을까. 끝내 국가가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국민 모두는 분노하는데 국가는 오히려 고인의 월북을 의심하고 있다.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이런 국가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다음 손글씨 릴레이 순서로 같은 당 이헌승, 정동만, 구자근 의원을 지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