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美 정치전문가의 분석…"트럼프 조기퇴원, 선거 뒤집기엔 늦었다"
그랜트 리허 시러큐스대 정치학과 교수 인터뷰
1차TV토론 발목에 코로나 감염 겹악재
건강 다시 악화땐 치명타
트럼프 불복 가능성은 낮아져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퇴원이 11월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미국 정치 전문가인 그랜트 리허 시러큐스대 정치학과 교수(사진)는 5일(현지시간)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이 판세에 미칠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 복귀하면 동정표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리허 교수는 이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직전 트위에 올린 글을 통해 "선거운동에 곧 복귀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리허 교수는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캠벨 공공문제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는 미국 정치전문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시간과 모멘텀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지만 판세를 뒤집기에는 다소 늦었다고 본 것이다. 리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얼마나 회복했는지가 확실하지 않다. 코로나19 감염과 극복 경험이 국민의 동정심을 살 수도 있지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1차 TV토론에서의 실패도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미 충분한 세력을 모았다. 더 이상 끌어모을 지지 기반이 없다"고 전망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선거운동 기간 중 다시 건강이 악화된다면 치명타를 입을 게 분명하다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NBC/월스트리트저널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1차 TV토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4%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리허 교수도 "여론조사가 뭔가 큰 것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니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은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바이든의 우세를 점쳤다.
그는 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할 경합주의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이날 집계한 핵심 경합주 지지율을 보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4.1%포인트로 앞서고 있다. 경합주 격차도 1차 TV토론 이후 벌어지고 있다.
열세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예정된 2차 TV토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역시 안전이 담보된다면 토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1차 TV토론에서 사실상 패배한 데다, 2차 토론이 열려도 코로나19 문제를 걸고넘어질 경우 이번 대선 승리는 바이든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리허 교수는 바이든이 첫 TV토론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첫 TV토론에서 선전했지만 역대 최악의 토론이라는 비판이 있던 만큼, 바이든도 확실한 승리를 위해 변화를 선택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TV토론이 기존과 다른 형식으로 변경된다면 TV에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선거 불복 가능성 낮아져...바이든 당선시 한국도 美 대외 정책 변경 대비해야
리허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우려되던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TV토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선거 결과에서도 박빙보다는 의외로 큰 차이로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에 대한 불신을 자극하고 선거 불복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선거 직후에 결과가 뚜렷해진다면 결과에 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평할 순 있겠지만 선거 불복이라는 헌법상 위기까지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2000년 대선에서 패배 선언을 한 엘 고어 전 부통령과 달리 바이든이 적극적으로 승리 선언을 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커진 만큼 정권 교체 후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에 대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리허 교수는 "바이든의 외교 정책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재현이라고 봐야 한다. 국제적이고 다국적 협약과 협력에 더 개방적이겠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확실히 멀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한국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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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 교수는 이번 선거가 미국 대선 역사에 기록될만큼 기이한 상황인 만큼 예상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내 생에 가장 이상하고 기이한 선거다. 이보다 이상해질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되기까지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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