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라보콘 품은 투게더 '김호연의 1300억 M&A 결단'…아이스크림 1위 우뚝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마무리…단숨에 1위 기업 도약
김 회장 강한 의지 배경…부라보콘 등 해외 수출 박차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투게더(빙그레)가 부라보콘(해태아이스크림)을 품고, 이제는 진짜 한 가족이 됐다. 해태아이스크림을 품은 빙그레는 단숨에 아이스크림 시장 1위 기업으로 우뚝 올랐다. 빙그레는 해태 브랜드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시장 선두기업 입지 안정화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잘하는 아이스크림에 힘 싣자"
빙그레는 5일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 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로 편입을 완료했다. 최종 인수금액은 1325억원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주식 취득건을 심사해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빙그레는 지난 3월31일 해태아이스크림 주식 100%를 해태제과식품에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4월13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올해 53주년을 맞은 식품업계 대표 장수기업인 빙그레는 그동안 안정적인 경영을 최우선으로 펼쳐왔기 때문에 1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활용한 지분 100% 인수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다. 최대주주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강한 의지와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품이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김 회장은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빙그레의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 잘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선택했고 이로써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해태아이스크림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영기획 담당인 박창훈 전무를 선택했다. 인수 업무 총괄부터 그에게 맡겼다. 해태아이스크림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 강화 작업 등에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박 신임대표는 1986년 빙그레에 입사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빙그레 재경부 상무, 2019년부터 빙그레 경영기획 담당 전무를 지냈다.
빙그레는 점유율 40.6%로 단일 회사 기준 업계 선두에 올랐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31.8% ▲ 빙그레 27.9% ▲ 롯데푸드 15.3% ▲ 해태 12.7% 등의 순이다. 롯데 계열의 점유율을 합하면 47.1%로 빙그레와 점유율 차이는 6.5%포인트에 불과. 때문에 롯데 브랜드로 묶은 양강 구도 점유율 싸움과 특히 2위 사업자 롯데제과와의 숫자(매출)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롯데제과의 빙과 매출액은 5000억원으로 업계 1위였다. 같은 기간 빙그레의 빙과 매출액은 3000억원 수준. 해태아이스크림의 빙과 매출은 18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를 합치면(4800억원) 롯데제과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부라보콘' 들고 해외로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다. 해태가 가진 브랜드 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해태아이스크의 대표 제품인 '부라보콘', '누가바', '쌍쌍바', '탱크보이' 등이 전체 매출에서 90%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해태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오랜 기간 장수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해태 부라보콘'이 하나의 제품명이 된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빙그레 부라보콘'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빙그레는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성장성 한계에 직면했지만 기존 국내외 판매망을 활용해 매출 규모를 키우면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고 해외 계열사를 통한 수출도 적극적으로 펼쳐 수익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4년 1조9564억원에서 지난해 1조6749억원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때문에 빙그레는 비용 절감을 국내 시장 공략의 주요 포인트로 잡았다. 생산 설비와 물류, 유통을 공유하며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것.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 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영업망 통합, 원재료 공동구매로 매출원가와 판관비 절감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국내 아이스크림 기업 중 빙그레의 해외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시너지는 해외 사업에서도 기대된다. 빙그레는 2014년 중국 상하이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2016년 미국, 2019년 베트남에 법인을 세우며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현지 대형 체인망인 '코스트코'에 입점했고, 미국 내에서 주문자제조(OEM) 방식으로 '메로나'의 현지생산을 시작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메로나는 미국에서 연간 1000만개 이상 팔린다. 빙그레의 올해 상반기 빙과류 수출액은 230억6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증가했다. 그동안 콘 제품군에선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를 받은 만큼 빙그레는 먼저 부라보콘으로 해외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확 늙는 나이 따로 있었다…"어쩐지 체력·근력 쭉...
한편 빙그레는 이번 결합으로 식품업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빙그레의 매출은 87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여기에 해태아이스크림 매출(1800억원)을 더하면 1조원을 넘는다. 빙그레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