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장마·잦은 태풍 등
이상기후 잦아 일조시간 급감
안정적 전력 공급 어려워져

장마·태풍에 태양광 전력거래량↓…신·재생에너지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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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역대 최장 장마와 잦은 태풍의 영향으로 일조시간이 급감하면서 태양에너지 전력거래량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태풍 '바비'와 '마이삭'이 불어닥친 8월 일조시간이 7월 대비 반 토막 났기 때문에 '4~5월 거래량 증가→6~7월 감소→8월 반등'이란 기존 공식도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날씨에 따라 전력 수급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신·재생에너지의 근본적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장마·태풍 등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기후가 잦아지면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때문에 전력 수급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전력거래소가 작성한 '신·재생발전 전력거래량(2015년 1월~2020년 7월)'에 따르면 지난달 태양에너지 전력거래량(잠정치)은 37만55㎿h였다. 지난 4월 57만1155㎿h로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뒤 5월 49만6756㎿h, 6월 48만9060㎿h, 7월 37만55㎿h로 3개월 연속 줄었다. 일반적으로 태양에너지의 거래량은 일조량과 비례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조시간(서울 기준)은 4월에 283시간을 기록한 뒤 5월 177.9시간, 6월 206.1시간, 7월 119.4시간, 8월 74.7시간으로 줄었다.

문제는 이상기후가 나타나 신·재생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생산이 확대돼야 할 시점에 확대되지 않을 경우 전력 생산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안정적 전력 공급이 어려워진다.


해마다 장마가 걷히는 8월이면 6~7월보다 태양에너지 전력거래량이 반등해왔는데, 올 8월엔 태풍 '바비'와 '마이삭' 등의 영향으로 일조시간이 급감해 이런 패턴이 다시 나타나기는 어려워졌다. 최근 5년간의 연도별 7, 8월 태양에너지 거래량을 보면 2015년 13만7720㎿h(7월)→15만1267㎿h(8월), 2016년 16만5980㎿h→19만7280㎿h, 2017년 18만7602㎿h→21만9010㎿h, 2018년 31만5522㎿h→29만738㎿h, 지난해 31만9968㎿h→37만4271㎿h였다. 2018년을 뺀 4년 동안 8월에 거래량이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의 고질적인 간헐성 문제를 고려해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기준예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상기후로 언제든 일조량이 줄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보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9차 전기본 자문기구인 워킹그룹은 5월 발표한 9차 전기본 초안에서 기준예비율을 2017년에 발표한 8차 전기본과 같은 22%로 설정했다. 정부 정책대로 '탈원전, 탈석탄'을 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대에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간헐성에 따른 수급 불안을 극복하기 전까진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수급을 메워야 한다. 그러나 초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로 LNG 발전 설비를 늘리기 어려워 9차 전기본에서 기준예비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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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환경론자들이 LNG 설비 과잉 공급을 비판할 가능성을 감안해도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리면서 기준예비율은 8차와 같은 22%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며 "앞으로 기상 상황에 따라 일조량이 급감하면 가스발전에 전력 수급을 의존해야 할 텐데, 원전·석탄으로 수급을 해결하던 과거 기준예비율을 그대로 유지하면 전력 수급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확대돼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만큼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기준예비율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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