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PC방 폐쇄하자 모텔서 게임 즐기는 'PC텔' 유행
일부서 채팅방 만들어 PC텔 가자며 '20대 여성'만 초대
전문가 "성범죄 등 범죄 발생 가능성 있어"

'PC텔'을 가자며 만들어진 채팅방들. 대부분 모텔 비용 등은 자신이 전액 부담한다며 '여자'만 불러 놀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PC텔'을 가자며 만들어진 채팅방들. 대부분 모텔 비용 등은 자신이 전액 부담한다며 '여자'만 불러 놀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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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비용은 제가 다 지원합니다." , "20살 이상 여성분만 들어와 주세요."


고사양 PC가 마련된 모텔에서 게임을 즐기자며 만들어진 익명 채팅방 제목이다. 문제는 성범죄 우려다. 예컨대 모텔 비용, 술값, 기타 비용 등을 자신이 전액 부담한다며 여성을 모텔로 유인해 범행을 저지를 수 있다.

전문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며, 범죄자들 심리에서는 모텔에서 PC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진 지금을 노리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8일 오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PC방에 갈 수 없으니 고사양 PC가 있는 모텔에 가자는 취지로 개설된 채팅방 수십여개가 검색됐다.

대부분 단순히 PC 게임을 즐기자는 사람들도 있으나 일부는 모텔에 함께 가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대부분 '20대 여성만 채팅방에 입장해달라'는 요청이다. 또한 모텔 비용 등 일체 비용은 자신이 전액 부담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범죄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낯선 사람과 단둘이 밀폐된 공간 등에 있고 음주를 하다 보면 성추행 등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시민들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다.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왜 굳이 '여자'만 골라서 채팅방에 초대하는지 모르겠다"면서 "PC 게임을 즐기는 데 성별이 뭐가 중요한가, 의심스럽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범죄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30대 회사원 박 모 씨는 "당연히 범죄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남자들이 왜 그렇게 '여자'만 딱 찍어서 만나려고 하나, 심지어 나이까지 정해놓고 있다. 누가 봐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채팅방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모텔 거리.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모텔 거리.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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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우려와 같이 실제 지난 7월 채팅 앱에서 만난 여성이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사건을 수사한 경남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A 씨(34)는 7월2일 오전 2시께 경남 양산시의 한 모텔에서 B 씨(28·여)를 폭행하고 자신이 평소 들고 다니던 도구를 이용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주거지가 있는 울산으로 달아났다. 이후 울산에서 편의점과 목욕탕·PC방 등을 돌아다니며 숨어 있다가 범행 16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B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욕조에 방치한 채 B씨의 휴대전화와 신분증이 있는 지갑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올해 초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됐고, 이후 서너 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채팅앱이 단순 이성간 만남을 주선하는 곳이 아니어서 A씨의 추가 범행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채팅방의 개설 목적 등을 보면 모텔에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를 노리는 사람들 처지에서는 누구나 'PC텔'을 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된 지금을 일종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면서 "충분히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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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모텔에서 음주할 경우 순간적으로 성추행도 일어날 수 있다"면서 "당연히 범죄 발생 가능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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