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추가의혹 속출… 거침없던 추미애, 9일째 침묵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외압’ 추가 의혹 제기돼
직권남용죄 적용 가능성엔 법조계 전망 엇갈려
서울동부지검, 8개월째 수사 미적...야 “특임검사 도입해야”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배경환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에 대한 의혹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으나, 당사자인 추 장관은 7일까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거나 특별검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씨가 카투사로 복무했던 2017년 당시 국방부 장관실 등에서 서씨를 평창올림픽 통역병으로 선발하라는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추미애 아들 통역병 선발 외압 의혹 추가 제기
전날 일부 언론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의 보좌관과 서씨가 복무했던 부대의 최고 책임자였던 예비역대령 A씨와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서씨가 근무했던 카투사 부대에서 2017년 11월 이듬해 평창에서 열릴 동계올림픽에 보낼 통역병을 모집했는데, 송영무 당시 국방부장관실과 국회연락단 등에서 서씨를 통역병으로 선발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판단해 자신이 통역병 선발 방식을 제비뽑기로 바꿔 서씨를 떨어트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서씨의 변호인단은 서씨의 자대배치나 보직 배정 등에 추 장관의 보좌진 등이 청탁성 민원을 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카투사의 부대배치 및 보직은 퇴소식 때 가족들이 보는 상태에서 컴퓨터 난수추첨 방식으로 결정된다”며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적극 반박했다.
또 ‘병가의 근거자료’로써 삼성서울병원이 발급한 수술 기록지, 진단서 등 3종류의 서씨의 무릎 수술 관련 의무기록을 공개했다.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추가 의혹까지 제기되며 서울동부지검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까지 대검에 접수됐다.
추 장관 직권남용 성립 가능성 의견 갈려
법조계에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추 장관이나 추 장관의 보좌관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단 서씨가 근무하던 부대관계자에게 보좌관이 전화를 걸어 휴가 연장을 부탁했다고 해도 사병의 휴가 연장과 관련된 권한이 당시 추 장관이나 보좌관에게 없었기 때문에 남용할 권한 자체가 없다는 관점에서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그 같은 지시를 했다면, 당시 보좌관에 대한 일반적인 업무 지시 권한을 갖고 있던 추 장관이 보좌관이 할 의무가 없는 사적인 일을 시킨 것으로 볼 수 있어 직권남용죄 성립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사장 출신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의 신분인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아들의 병가가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일을 시킨 것 자체가 사적인 업무,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이나 사법농단 사건에서도 공무원이나 재판연구관에게 사적인 지시를 내린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죄를 적용해 기소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8개월 수사 제자리 서울동부지검… 특임검사·특별검사 도입 가능성은?
서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8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따라 야당에서는 특임검사나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검사의 경우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거나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현 국회 상황에 비춰 실현 가능성은 낮다.
반면 검사의 범죄혐의를 수사대상으로 하는 특임검사 임명은 가능하다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유 의원은 “동부지검 검사가 ‘(추 장관의)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대위나 중령의 중요한 진술을 고의로 뺀 거는 전형적인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며 “법적으로 진술내용을 충실히 기재해야 하는데 검사나 수사관이 의도적으로 뺐다면 직무유기죄 성립이 가능한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특임검사 임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이처럼 특임검사나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현 수사팀에 대한 불신에 기초한다.
보좌관 관련 진술을 조서에서 누락한 의혹을 받는 수사관과 주임검사는 각각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으로 영전했는데,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들을 다시 수사팀에 복귀시켜달라고 파견 요청을 한 상태다.
김 지검장은 대검 형사부장 시절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윤 총장의 입장에 반대하고 추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입장을 지지한 바 있어 강도 높은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기도 하다.
길어지는 추 장관의 침묵
평소 부동산 문제 등 각종 이슈에 거침없이 의견을 내놓던 추 장관은 아들이 연루된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추 장관의 페이스북은 지난달 29일 대표직을 떠나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한 감사의 글을 끝으로 9일째 멈춘 상태다.
추 장관은 지난 7월 27일 국회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휴가 논란을 묻는 과정에서 “소설을 쓰시네”라는 말을 던져 논란을 일으켰다.
또 이달 초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리에서는 보좌관 전화의 진위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있지 않다”, “보좌관에게 그런 전화를 시킨 바가 없다”고 발언했는데,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며 이 같은 발언이 추 장관을 궁지에 빠트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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