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 수사…檢 이재용 등 불구속 기소
총수 공백 최악은 면했지만…삼바 건 추가로 1심부터 다시
"반도체 등 글로벌 경쟁 치열한데 국내 투자 환경 전반 악영향"

사법 리스크 10년 현실화…거꾸로 가는 삼성의 시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이창환 기자]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96,000 전일대비 12,000 등락률 +4.23% 거래량 39,314,752 전일가 284,0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최대 100조 피해 우려, 2등 아니라 나락 간다"…산업장관 "삼전 파업 시 '긴급조정' 불가피" 삼성 노사 평행선 계속…사측 "직접 대화" vs 노조 "성과급 결단 없으면 파업"(종합) 외국인 2.8兆 매도 속 코스피 신고가 마감…8천피 눈앞(종합)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하면서 삼성가(家) 총수를 비롯한 그룹 전반의 사법 리스크는 최장 10년 장기전에 돌입했다. 삼성의 시계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약 5년 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재계에서는 수년째 이어진 검찰의 과잉 수사와 무리한 기소가 끝을 알기 힘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 갈 길 바쁜 삼성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고 우려했다.


총수 공백 최악 면했지만 '사법 리스크' 길어진 삼성, 잃어버린 10년 현실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삼성 임원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기소 처분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close 증권정보 207940 KOSPI 현재가 1,449,000 전일대비 39,000 등락률 +2.77% 거래량 75,777 전일가 1,410,0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7800선 회복 '문건 유출' 비판하던 삼성바이오 노조위원장, 내부 문건 유출로 고발 삼성바이오로직스, 美 '2026 PEGS 보스턴' 참가 회계 부정 및 합병·승계 의혹 수사는 1년9개월여 만에 일단락됐다. 하지만 삼성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2016년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해 4년하고 9개월여 만의 결론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 회계 이슈에서 출발한 검찰의 수사가 앞서 특검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수사와 사실상 동일 선상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 삼성물산 close 증권정보 028260 KOSPI 현재가 442,000 전일대비 13,500 등락률 +3.15% 거래량 826,031 전일가 428,5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외국인 2.8兆 매도 속 코스피 신고가 마감…8천피 눈앞(종합) 코스피 강보합 출발…8000피 재도전 삼성물산, 협력회사 채용연계 '건설·안전관리자 양성교육' 실시 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바이오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고 봤다. 단일 사건의 혐의를 따지는 데 무려 5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셈이다. 애초에 답을 정해놓고 증거를 찾은 게 아니냐는 과잉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배경이다.

결국 검찰의 기소 강행으로 삼성은 잃어버린 10년과 마주할 처지에 놓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총수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삼성바이오 건으로 추가 기소돼 1심부터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뇌물 혐의 재판까지 감안하면 첫 특검 수사 이래 사실상 10년 가까이 정상적 경영 활동이 어려운, 이례적인 경우다.


객관적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4년9개월여 동안 검찰 소환조사 10회, 구속영장실질심사 3회 등 진기록을 남겼다. 특검 기소에 따른 재판은 무려 80차례였다.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한 재판은 1심에서만 53차례를 포함해 총 70여차례다. 1심 재판 시간만 합쳐도 477시간50분에 이른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 기간에는 압수수색 50여차례, 임직원 소환조사 건수만 430차례가 넘는다.

갈 길 바쁜 '글로벌 삼성' 결국 발목 잡혀…전문가 "글로벌 기업 삼성 불신 키워 韓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

이 부회장은 구속 갈림길에 선 와중에도 국내외 사업 현장을 수시로 찾으면서 총수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결국 이 부회장뿐 아니라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더 길어지면서 삼성 내부 분위기는 푹 가라앉았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자동차 전장, 5G, 인공지능(AI) 등 미래 삼성과 국가 경제를 지탱할 신규 사업에 대한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는 당분간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삼성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영 환경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장기 계획인 '반도체 2030'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불과 10년 내 경쟁 업체를 따돌려야 하는데 격차는 여전히 크다. 비메모리 중에서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의 TSMC에 크게 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올해 3분기 17.4%를 기록할 전망이다. TSMC 점유율 전망치(53.9%)를 크게 밑돈다. TSMC는 지난달 25일 초미세 공정인 2㎚ 신규 공장 건설을 전격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수합병(M&A) 알짜 매물이 속속 시장에 나오는데 삼성은 실탄을 충분히 들고도 투자를 전면 보류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자동차 전장 업체인 하만 인수 이후 굵직한 M&A를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부터 삼성전자의 대규모 M&A가 멈춘 것은 당시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뒤 사법 리스크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면서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애플과 아마존 등 해외 경쟁사는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M&A에 나서는 등 공격적 경영 행보를 보이는 데 반해 삼성은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

AD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법원까지 갈 수밖에 없어 이 부회장의 재판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사업이라는 것은 거래 상대방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삼성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겼기 때문에 자본 조달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글로벌 기업 삼성에 대한 불신을 키워 우리나라 전체의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