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경제범죄형사부장 새 보임지 부임 전 발표 전망
특별공판2팀 신설하고 팀장에 김영철 부장 보임… 기소 전망에 힘 실려
전문가 A씨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 갈리는 애매한 사안”

지난 6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6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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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이번 주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론 내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이 부회장 등을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 등 관련자들에 대한 선택적 기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단행된 인사로 삼성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이복현 경제범죄형사부장이 다음달 3일자로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하게 된 만큼, 그 전에 검찰이 관련자들을 기소 혹은 불기소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27일 열린 수사심의위에서는 압도적 다수 위원이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 법인 등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수사중단’까지 권고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의 ‘수사중단·불기소’ 권고가 나온 지 65일이 지나도록 검찰은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외부전문가 불러 보완수사 이어간 검찰…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 갈려

특히 검찰은 그 사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무시한 채 상법이나 경영학을 전공한 대학교수들을 검찰로 불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등 보완수사를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기소를 전제로 검찰의 논리를 보완하기 위해 반대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라는 분석과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따르기 위한 명분을 쌓는 과정’이라는 엇갈린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검찰의 조사 방식과 태도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는 “한 2시간 정도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오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조사 시간이 훨씬 길어져 당황스러웠다”며 “그냥 내 얘기를 하고 오면 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분식회계가 성립한다’는 검찰의 입장과는 다른 내 견해에 대해서 검사가 반대의견을 제시하면서 좋게 말하면 토론, 나쁘게 말하면 논쟁까지 벌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A교수는 “최근 불거진 펀드 사기 사건처럼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사건들도 많은데 왜 이 사건에 검찰이 이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며 “회계전문가나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대립되는 애매한 사안, 정답이 없는 사건인데 어떤 정답을 정해서 굳이 처벌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과 이후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주가 조작과 분식회계 등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및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2015년 합병 이후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꾼 것이 적절했는지,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계 전문가나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때문에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애초부터 검찰이 이 부회장 등을 기소할 수도 불기소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앞서 지난 6월 9일 이 부회장 등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범죄혐의가 소명됐다”는 통상적인 표현 대신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다”고 밝힌 것이나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것 역시 범죄 성립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법리적 확신’ 없이 ‘정무적 판단’ 따라 기소할 가능성도

결국 이번 수사의 결론은 법리적 확신보다는 정치적 고려 내지 검찰의 정무적 판단에 의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1년 9개월 동안 수사해오며 핵심 관련자들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던 사건을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하는 것이 검찰 입장에선 ‘무리한 수사’였다는 점을 자인하는 모양새가 되는 만큼,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존 다른 사건들과 달리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무시했다는, 편의에 따라 권고를 수용 혹은 불수용함으로써 스스로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일단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기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법무부가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에 특별공판2팀을 신설하고 삼성 수사에 참여한 김영철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을 팀장에 앉힌 것은 곧 있을 이 부회장 등의 재판을 고려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기소’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 결론은 역시 수사심의위가 ‘수사중단·불기소’를 권고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의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대로 이 부회장을 불기소 처분할 경우 지금까지 수사심의위가 소집된 10건의 사건 중 9건에서 예외없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따르게 되는 만큼, 마지막 10번째 한 검사장에 대해서만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기소하기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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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권고와 반대로 이 부회장을 기소하는 선택을 할 경우 이는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따르지 않은 첫 사례로 남아, 검찰이 한 검사장에 대한 계속 수사를 이어간 뒤 기소를 강행할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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