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장집권 '쇼군 총리'시대의 종말...저무는 아베노믹스
집권 전 20년간 日 총리 평균재임 17개월
장기 집권의 힘으로 밀수 있던 아베노믹스의 종식
日 증시도 폭락...닛케이지수 한때 600포인트 급락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일본 역사상 최장집권 신기록을 세운 아베신조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가 집권기간 내내 강력한 재정확대 정책을 통해 이끌어왔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도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그의 사임소식에 장중 600포인트 이상 폭락하기도 하는 등 아베노믹스의 종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무후무한 8년 이상의 장기 집권으로 독주하며 '21세기 쇼군'이라 불리던 아베총리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없이 아베노믹스체제가 유지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NHK 등 일본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28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326.21포인트(1.41%) 폭락한 2만2882.65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아베총리의 사임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는 600포인트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아베총리 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강력한 재정확대 정책으로 뒷받침되던 아베노믹스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흘러나오면서 일본 증시는 한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과감한 금융정책과 기동적인 재정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성장전략으로 불리며 아베총리 집권기 동안 일본 경제를 이끄는 주요 키워드로 작용해왔다. 아베노믹스는 일본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평가와 함께 한때 76%까지 치솟던 아베총리의 지지율을 이끌기도 했다.
2012년 12월 아베총리의 2차 집권기부터 본격화된 아베노믹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후 최장기 호황을 이끈 힘으로 평가받아왔다.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은 2012년 0.8에서 2018년 1.61로 상승했고, 기업실적 개선과 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런 결과를 이끌 수 있던 힘은 아베총리가 최장기 집권 총리로서 갖고 있는 권위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베총리는 아베총리의 재임기간은 1차 집권기와 2차집권기를 합쳐 8년 반이 넘는다. 1차 집권기는 2006년 9월26일부터 2007년 9월26일 366일이며 2차 집권기는 2012년 12월26일 이후 오늘까지 2804일에 이른다. 앞서 24일 아베총리는 역대 일본총리 가운데 연속 재임일수 최장수일은 2799일을 넘긴 바 있다.
21세기의 쇼군으로까지 불린 강력한 권위의 힘으로 아베총리가 정계에서 독주하면서 장기간 아베노믹스를 이끌어올 수 있었다. 아베총리 집권 이전 20년간 일본에서 총리의 재임기간은 평균 17개월에 불과했다. 정권교체가 잦아지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한방향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일본 경제는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좀처럼 회생이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올해 아베정권의 코로나19 대응 미흡과 이에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일본경제를 아베노믹스 이전의 이른바 '잃어버린 20년' 기간으로 돌려놨다. 지난 17일 일본 내각부가 밝힌 올해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7.8% 감소했으며, 연율로 환산하면 -27.8%를 기록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에 기록한 연율 -17.8%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성적이었다.
일본 경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CNBC 등 외신들은 일본의 실질 GDP는 485조엔(약 5399조원)까지 수축하면서 다시 2011년 2분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2012년부터 시작한 아베노믹스 성과가 코로나19로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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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독주하던 거물급 총리의 사임으로 일본 정계는 후임자 인선을 놓고 한동안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의 대응과 무너져내린 경제의 복구 등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해야하는 짐이 후임자의 어깨위에 올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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