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면서 국민의 일상과 생업은 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서울과 수도권에 한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지난 23일 전국으로 확대한 정부는 급기야 3단계 격상까지 고민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 집합ㆍ모임ㆍ행사는 금지되고 고위험 시설뿐 아니라 목욕탕ㆍ영화관 같은 중위험 시설까지 운영이 중단된다. 사실상 대다수 자영업종은 문을 닫아야 한다. 생계수단이 끊기는 것이다.
이런 판국에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등 일부 종교인의 비상식적 행태나 일부 교회의 대면 예배 강행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일례로 지난 주일 부산시 당국과 경찰이 부산 지역교회 1765개를 일제히 점검한 결과 270곳은 행정명령까지 위반해 가며 대면 예배에 나섰다. 이는 국가 방역체계와 정당한 공권력 집행에 대한 도전이자 시민안전에 대한 위협이다.
교회가 '교리상 책무'ㆍ'신앙의 본질'만 고집하며 대면 예배를 고수한다면, "예배라는 것은 우리의 생명인데 지금 행정명령은 종교자유를 명시한 헌법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처"라고 말한다면 이는 사회 보건과 국민 건강에 등 돌리는 행위다.
독일 헌법재판소는 일찍이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베를린의 한 가톨릭 단체가 제기한 종교 행사 금지 조치에 대한 위헌 소송에서 "종교자유보다 생명보호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종교 행사 금지 조치가 종교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지라도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종교자유라는 기본 권리에 우선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게다가 독일 헌재는 종교자유의 제약이 공공보건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데다 일시적 조치여서 종교자유의 핵심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상생활에서 침방울로 전파되는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려면 모임부터 최대한 자제하고 인파가 많은 실내 공간 방문을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다. 지난 2월 17~21일 프랑스 동북부 알자스 지방 뮐루즈에서 기독교 복음주의 계열의 교회가 연례기도회를 열었다. 이후 프랑스 전역에서 기도회를 다녀온 신도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중부 도시 브네이브라크를 봉쇄한 바 있다. 이들 신자가 일반사회와 고립된 채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하고 집회 제한 같은 정부 조치도 잘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서 개신교계는 천주교나 불교와 달리 단일 지침 아래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많은 개별 교회가 속속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며 교회당 예배를 자제하는 데 동참했다. 개신교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진력하고 있으나 일부 교회의 돌출 행동으로 교계 전체가 싸잡아 비난받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전국 곳곳의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집중됐던 비난의 화살은 사랑제일교회를 넘어 개신교 기성 교단 전체로 옮겨가는 모양새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금 같은 중대 고비에 교회를 매개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한다면, 이웃이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인 지금 기성 교회가 이웃 사랑과 생명 존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신천지ㆍ사랑제일교회와 다를 게 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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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회의 몰지각한 행태로 개신교 전체에 대한 반감이 날로 고조되는 요즘 개신교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주일 예배 형태부터 잠시 바꿔야 한다. 교회는 코로나19의 산발적 감염 고리가 아니라 이를 막기 위한 사회의 동반자ㆍ조력자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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