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23일 서울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성모병원에서 24시간 침묵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23일 서울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성모병원에서 24시간 침묵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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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집단휴진(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 인턴, 레지던트 등 젊은 의사들이 주축인 전공의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통한 강경 대응 이후 물밑 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만6000여명의 전공의들이 모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을 '압박'으로 규정하면서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고 단체행동을 유지하는 등 보다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서재현 대전협 대변인은 27일 "어제(26일) 정부와의 협상은 없었고 오늘도 계획된 일정이 없다"며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병원들을 중심으로 압박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목소리가 반영이 안 되고 의견을 제시할 창구도 없다"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쌓여있던 불만이 도를 지나친 정책 추진과정에서 폭발해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정부의 압박이)무섭거나 걱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부와 연락 두절, 불이익 감수"

전공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단체 행동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대전협은 "업무개시명령 수령확인을 한 상황이든 통보를 받은 상황이든 응하지 않는다"며 "이로 인한 행정명령과 불이익은 전공의 1만6000명이 함께 감수하고 대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 한 명의 전공의라도 피해를 본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1만6000명의 전공의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피켓시위나 단체행동은 유지한다"면서 "외부에 동요되지 않고 단결된 힘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일상에서 전공의는 '블랙아웃'"이라고 선언했다. 소속 병원의 유선 연락은 물론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를 일절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공의들은 전날 오후 10시까지만 병원 내 지침에 따르고 이후부터 대전협의 공동 지침대로 행동하기로 했다.

이날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벌이고, 그동안 전공의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료도 자원봉사 형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서 대변인은 "사직서 제출은 개인의 의지 표명이고 자발적으로 내고 있다"면서 "업무개시명령 이후 거의 대부분이 사직서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은 전문의 자격시험과 인턴 시험도 거부하기로 했다. 인턴 필수과 미수료와 전공의 수련일수 부족으로 인한 추가 수련은 함께 감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4대 의료정책 철회 혹은 합의해야"

이들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방안에 대해 "지금까지 진행된 정책의 추진을 중단하거나 철회돼야 한다"며 "재논의 될 때는 원점 또는 처음부터 논의하되 대한전공의협의회를 포함한 대한의사협회, 의료계와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과 의료 일원화 등에 대해서는 "한의학과 관련된 부분은 과학적 검증을 통한 철저한 평가·분석 후 급여화 시범사업이 시행돼야 한다"며 "의료일원화는 부작용을 고려해 의료계가 합의될 때까지 절대 논의해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원격의료도 코로나19 사태에서 예외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시행했지만 부작용과 의료계 파급 효과를 고려해 코로나19 종식 후의 추진은 의료계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기피과 및 지역 불균형에 대한 의료 정책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제시한 제안을 검토하고 보건의료발전계획과 관련된 위원회를 설립해 의료계 각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하며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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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변인은 "의료행위가 전부 보험화·급여화 됐는데도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과들은 의료행위에 쓴 돈 보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더 적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지 않으면 해당 과를 유지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명과 직결되는 숭고한 일을 하는데 대한 가치를 나라에서 그렇게 낮게 측정하면 누가 해당 과에 지원하겠느냐"면서 "필수의료 분야를 육성하려면 의료행위에 대해 적어도 원가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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