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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부의 부동산 시장 인식이 틀린 이유

최종수정 2020.08.14 08:56 기사입력 2020.08.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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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청와대 비서진 사표 제출로 표면화된 갈등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속마음이 뜻하지 않게 드러났다. 한 전문가로서 아쉬운 점은 그 분의 속마음이 많은 고민이 담긴 균형된 시각이라기보다는 편협한 신념들처럼 느껴졌다는 점이다.


3년에 걸친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이에 따른 지지도 하락도 경험했기에 사고의 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을 거라는 일말의 기대를 무너뜨리는 예기치 못한 발언들이었다. 이는 또 앞으로 이어질 국민적 갈등 증폭의 전주곡처럼 느껴졌다.

첫 번째 논란은 현 시장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이다.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후속 보도에 제시되는 것을 보면 이번에도 그 정보의 출처는 한국감정원의 서울시 아파트 주간 시세조사라고 한다.


주간 단위의 시세조사를 기반으로 주택 가격을 가격지수로 발표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그만큼 주간 가격 변동의 신뢰성은 보장되기 힘들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거래량 감소나 가격 상승률 둔화가 길어진 여름 장마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인지 아닌지도 판단이 어렵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여당 주체들의 지원사격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매매가격 불안보다는 임대시장의 불안을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가격을 잡으면 임대료가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국내의 전ㆍ월세시장에서 다른 거시 요인이 동일하다면 매매시장의 가격 하락세는 전세가의 상승과 월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한마디로 주택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전세가 제공하는 갭투자의 매력이 사라지고,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가격 하락기에 가격 상승기를 기다리며 전세에 머무르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이명박 정부 시기 내내 주택 가격 하락으로 하우스푸어 문제를 겪으면서도 전세가는 고공행진하고 월세 비중은 급격히 높아지는 경험을 했다. 장기간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노동패널 전국 자료로 분석하면 전ㆍ월세 중 전세의 비중은 2008년 65% 수준에서 2017년 50% 수준으로 15%포인트 감소했다. 보증부월세 중에도 반전세가 아니라 보증금이 전세의 20% 이하인 계약의 비중이 전체 임대계약 중 10%에서 25%로 15%포인트 높아졌다. 임대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줄 금융자산이 없어 월세화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주장과는 다른 속도감 있는 월세화 현상을 이미 겪은 것이다. 여기에 다주택자 보유세 급증 및 전ㆍ월세상한제 등 월세화 가속 요인이 더해진 현 시점에서 아파트 전ㆍ월세시장이 얼마나 불안해질지 걱정이 크다.


또 하나의 뜨거운 논란은 뜬금없이 제안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다. 필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놀랐다. 하나는 여전히 현 시장 상황을 불법의 선을 넘나드는 투기꾼들의 작품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관련 부서에서 아무런 비판도 없이 어떻게 신속하게 지시를 따를지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은 가격이 급등한 시기라 투기가 논란의 초점이 됐지만 조만간 다가올 시장 침체기에는 지금처럼 옥죄어진 제도하에서 경착륙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시기에 이 상설기구의 기능은 어떤 것이 될지 궁금하다.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몰입돼 속도전을 계속하기보다는 관련 부서에서 대통령의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 제안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독립적인 평가와 판단, 그리고 대통령과의 조정 과정을 한번쯤 보여주길 바라는 것은 필자의 허망한 욕심일까.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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