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성내 배수체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
문화재청은 부여군, 백제고도문화재단과 함께 진행 중인 부여 가림성(사적 제4호)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에 사용된 집수정 두 기를 찾았다고 13일 전했다. 집수정은 성내에 물을 모으려고 마련한 우물이다.
조선 시대 집수정은 길이 4.9m, 너비 4.5m, 깊이 2.3m다. 평면은 방형 형태다. 내부에서 조선 시대 분청사기 조각과 기와 조각, 말머리 토우 등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측은 “조선 시대 중기에 축조돼 가림성이 폐성된 17~18세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북성벽에서 조사된 수구지(성내 물을 흘려 내보내기 위한 시설물)와 함께 조선 시대 성내 배수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했다.
통일신라 시대 집수정은 조선 시대 집수정 하층과 가림성 북성벽 사이에서 발견됐다. 길이는 15m, 깊이는 2.8m 이상이다. 평면은 원형을 띄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집수정 외곽에 물을 차단하는 시설과 배수 기능의 수로가 있다”며 “부여 석성산성에서 확인된 집수정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했다. “내부와 주변 토층을 조사해 최초 축성 시기와 축조 방식을 밝히겠다”고 했다.
부여 가림성은 석성산성, 증산성, 청마산성 등과 함께 사비도성을 보호한 거점산성으로 전해진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동성왕 23년(501)에 지어졌다. 백제 성곽으로는 유일하게 연대와 당시 지명이 파악된다. 이곳에서는 1996년 동문지·남문지를 시작으로 여섯 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동문지·남문지 축조 형태와 백제 시대 성벽 축성법, 개축 성벽 흔적, 조선 시대 수구지, 정상부 평탄지에 자리한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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