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없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대중화
소비자 부담 증가하는 서비스 외면받을 것
'민간 사회안전망' 보험업 본체 유념해야

오현길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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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네이버파이낸셜이 준비 중인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가 손해보험사들의 불참으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카카오는 삼성화재와 손잡고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들려고 했지만 의견충돌로 단독 진출로 급선회해야만 했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이른바 빅테크가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예금을 시작으로 대출에 이어 보험까지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거칠 것이 없었다. 보험업계는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우려와 함께 이들의 파급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복잡한 셈법에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한 보험사 임원은 "보험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빅테크는 미꾸라지가 될 수 밖에 없다"며 혹독한 전망을 내놨다. 그 이유는 '소비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선 네이버가 구상한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는 4000만명의 회원 수를 기반으로 소비자 친화적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선택을 받게 될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DB손해보험에 이어 KB손해보험이 네이버와 어긋난 결정적인 원인은 수수료(광고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협의한 바가 없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어떤 형태로든 서비스 이용료를 내야할 것이라고 보험사들은 관측하고 있다. 그럼 이용료는 누가 부담하게 될까?


보험사들은 수수료가 들지 않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운영 중이다. 다이렉트 판매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다시 말하면 소비자들은 이미 수수료 없는 보험에 익숙하다는 의미다.


다이렉트보다 네이버 제휴 보험이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만일 가격을 낮춘다면 어디엔가 그 비용을 전가할 수 밖에 없다. 서비스를 줄이는 식으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 벌어진다면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손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업 진출을 준비하는 카카오도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자동차보험은 정책적 성격을 띤 의무보험으로, 운전자는 물론 피해자까지 보호해야 하는 역할을 한다.


저렴한 보험료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출동서비스망, 카센터 등 정비수리업체와 협업,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보상서비스 노하우 등 다양한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교통사고가 나거나 차량이 고장나면 가장 먼저 보험사에 연락할 정도로, 국내 손보사들은 탄탄한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카카오가 혼자서 단기간에 이러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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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와 직결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오게 된다. 빅테크 업체들은 보험을 단순히 금융 상품이 아니라 '민간 사회안전망'이라는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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