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연기' 발언서 후퇴‥우편투표 공론화 성공?(종합2보)
-32% 성장률 발표 직후 트윗으로 우편투표 이슈화
돌발행동에 공화당도 곤혹
대선 불복 명분 확보 해석도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대선 연기론을 9시간 만에 철회했다.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힐 정도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지만 대선 연기론의 배경인 우편투표 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나온 사상 최악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비판도 덮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저녁에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대선 연기를 거론한 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여러분보다 훨씬 선거와 결과를 원한다"며 "내가 선거 일정이 변경되길 원한다고? 아니다. 나는 부정 선거를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우편투표가 "사기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고 무사히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미룬다???"라고 적어 큰 혼란을 불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각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를 고려하자 자신에게 불리하다며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공론화를 만드는 데는 실패해왔다. 이번에 부정투표가 될 수 있다며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대선 연기의 이유로 언급함으로써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기여하게 됐다. 그는 논란이 불거진 후 자신의 트위터에 "부정직한 미디어들이 마침내 우편투표의 위험성을 얘기하기 시작했다"면서 "기쁘다"고 밝혔다.
대선 연기에서는 한 발짝 물러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에 대한 반감을 여전히 드러냈다. 그는 "나는 (결과까지) 몇 달을 기다려야 하고 그러고 나서 투표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대선 연기 언급으로 워싱턴 정가는 그야말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공화당 인사들은 '폭탄 처리'에 나서야 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 나라의 역사에 있어 전쟁에도, 불황에도, 남북전쟁에도 연방 차원에서 잡힌 선거를 정시에 치르지 않은 적은 결코 없다"며 예정대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CNN은 "대통령이 불을 지르는 언급을 해놓고 수습하느라 공화당을 애먹게 만든 가장 최근 사례"라고 평했다.
존 루이스 상원의원 장례식 추모사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우편 투표를 훼손해 국민의 (대선) 투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권력자들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에 대한 미 대중의 신뢰를 약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극적인 최근의 시도"라고 했고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대선 기간 '우편투표=사기ㆍ선거부정' 프레임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과 대선 불복의 명분 확보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이날 해프닝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미치광이 전략'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연기 시사 트윗은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직후 나왔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32%로 73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성장률 보도를 분산시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뒤 여론의 역풍을 감안, '치고 빠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 측도 이날의 해프닝을 경제 치적이 최악의 경제성장률로 뒤바뀐 것을 뒤덮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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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 미국적십자 본부를 방문하고 코로나19 완치자들이 지역의 혈액은행에 혈장을 기부할 것을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안정화해 대선에 유리한 구도로 만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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