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죄인이냐" '임대차 3법' 국회 통과, 비난 목소리 더 커진다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 국회 통과
국무회의 의결 뒤 시행…전월세신고제는 내달 4일 통과 전망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정치는 잘 모르지만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건 알고 있습니다"
국회는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이른바 임대차 3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 중 나머지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는 내달 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어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예상된다. 야당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인 '6·17 규제 소급 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임대차3법 반대 추진위원회' 등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는 온·오프라인 집회가 지속해서 열리고 있다.
이들은 △6·17대책, △7·10대책 등 대출 규제 △임대차3법 등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재산권 침해 등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내달 주말(1일)에 열리는 집회에서는 아예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이들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성토했다.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는 청계천 남측 170여m 도로·인도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이날 "7·10 취득세 소급적용 절대반대", "임차인만 국민이냐 임대인도 국민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집 가진 자를 죄인으로 몰며 징벌적 과세를 추징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모임' 인터넷카페 대표는 연단에 올라 "자유시장경제에서 본인이 피땀 흘려 집 사고 월세 받는 것이 왜 불법이고 적폐인가", "투기는 너희(정부 여당)가 했지, 우리가 했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또 다른 참가는 "나라에서 내라는 취득세·재산세·종부세를 다 냈다"면서 "한 번도 탈세한 적이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2018년에는 임대사업 등록을 하면 애국자라고 하더니 이제는 투기꾼이라고 한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오는 1일 집회에서는 시위를 마치고 아예 민주당사까지 거리행진을 한 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등 측에 면담 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임대차 3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계약갱신 청구를 피하려 편법 계약에 나서는 일부 임대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차 3법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을 법 시행 전 계약한 기존 세입자에게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집주인이 계약 만료 6개월 전 연장 거부 의사를 표명하고 법 시행 전 새로운 세입자를 받은 경우 해당 세입자 보호를 위해 예외적으로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게 했다.
상황이 이렇자 세놓은 집 임대 만료가 임박한 집 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신규 계약 세입자와는 5%를 넘는 임대료를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상한제는 신규 계약이 아닌 개인 계약에만 적용된다.
문제는 이 새로운 세입자가 사실 임대인의 지인이나 친척일 경우 이를 밝히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데 있다. 이렇다 보니 신규 세입자를 내세워 계약을 해지하는 상황도 있다는 내용이 일부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종의 임대차 3법 세입자 보호 사각지대인 셈이다.
이런 논란 등에 대해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법이라고 하는 게 모든 것을 규제할 수는 없다. 어떤 법을 만들든지 구멍은 나 있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국회에서 꽤 센 내용으로 통과되긴 하지만, 여러 가지 악용될 소지, 틈, 이런 것이 있다. 그러한 틈이 발견되면 고강도 수단으로써 계속해서 보완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을 둘러싼 각종 비판과 법 사각지대가 드러나는 가운데 최형두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아침라디오에 나와 "역사적으로 도시를 마비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임대료를 통제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며 "민주당이 책임져야 될 부분이지만 민주당이 책임지는 사이 국민이 겪을 고통은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또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법사위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절차적 문제도 엄청나고
내용도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임대차 3법에 대해 "임대인을 법의 보호 테두리 밖으로 밀어낸 법"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 법은 임대인은 적, 임차인은 친구라는 선언을 하고 있다"며 "정책을 실제 작동하게 하는 것이 법안의 진정한 목적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처구니없는 법을 만든 사람들의 무지함과 뻔뻔함에 분노가 치밀지만, 정치적으로는 여당의 자충수이니 화낼 필요가 없다는 복잡한 마음"이라고 했다.
반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혼란의 반사이익을 노리는 미래통합당은 시간 끌기로 일관했다"며 "오늘 주택·상가 임대차보호법을 시작으로 나머지 부동산 입법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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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투기 근절과 시장 안정화에 확실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당정의 투기 근절, 시장 안정에 대한 정책 의지는 확고하다. 필요하다면 더 강력한 추가대책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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