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자치경찰제 추진
같은 관서에서 근무, 지휘·감독자만 나눠
자치경찰도 국가직 유지 가능성
인사·예산 등 논란 가열될듯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안부 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안부 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ㆍ청와대 등 당정청이 30일 오전 협의를 갖고 발표한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에 담긴 자치경찰제 추진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자치경찰 관련 법안(기존안)에서 대폭 수정이 가해졌다.


그러나 국가·자치경찰의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하던 '이원화' 모델에서 경찰 사무 및 지휘·관리·감독 권한만 분리하는 '일원화' 모델로 변경됨에 따라 수사권조정에 따른 경찰 권력 비대화를 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됐던 자치경찰제의 취지가 후퇴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변화는 국가경찰·자치경찰의 완전한 이원화가 일원화 모델로 변경됐다는 점이다. 기존안에서 자치경찰은 인사·예산·조직 등이 국가경찰과 완전히 분리되는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기존 조직은 그대로 두고, 경찰 사무만 분산하는 형태다. 현재의 지방경찰청, 경찰서로 이어지는 조직은 그대로 두면서 정보·보안·외사 등 국가적으로 통일해야 하는 사무는 국가경찰이, 수사는 국가수사본부가, 교통·경비·여성청소년 등 지역사회와 밀접한 업무는 자치경찰이 맡는 방식이다. 달리 말해 한 조직에 지휘·관리·감독을 경찰청장, 국가수사본부,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나눠 담당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그간 제기돼 오던 자치경찰 조직 신설에 따른 비용 과다, 국가·자치경찰 이원화에 따른 업무혼선 등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도출했다"면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규모 재정투입에 따른 국민적 우려도 감안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원화 모델이 시행되면 경찰 조직 형태에는 큰 변화가 오지 않는다. 다만 경찰 업무에 따라 지휘를 받는 주체가 달라질 뿐이다. 문제는 정작 공무원 조직 운영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인사권, 예산 문제가 이번에 발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정청은 추후 법안발의 과정에서 세부 사항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같은 조직으로 두면서 인사·예산을 분리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자치경찰의 인사와 예산이 국가경찰과 분리되지 않는다면 경찰권 분산이라는 취지에 역행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당장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신분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안에서는 국가경찰은 국가공무원, 자치경찰은 지방공무원으로 분리하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일원화 모델에서는 이 마저도 불투명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치경찰의 국가직 유지와 관련해 "같은 데 근무하면 그렇게(국가직 유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견 타당해 보이나, 만약 자치경찰이 국가공무원 신분을 유지한다면 급여는 국가에서 받으면서 지휘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에서 받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한다.

AD

일원화 모델이 확정된 만큼 앞으로의 과제는 세부 내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다. 검찰의 힘을 뺀 만큼 비대해질 경찰의 권한을 제대로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나와야 한다. 다만 현재로선 자치경찰제가 기존안보다 한 발 후퇴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