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삼킨 트럼프 지지율
바이든과 격차, 4%p→15%p로
경제회복 조급함이 되레 역풍
마스크 쓴 바이든 신뢰 쌓아
코로나 방역실패 부각해 승기
4년전 막판역전 재현될까 촉각

[美 대선 D-100] 트럼프 심판론 vs 바이든 자질론…예측 금물 '코로나 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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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나주석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미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됐다. 재선 가능성이 높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크게 후퇴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를 승리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역 프리미엄이 무너진 것은 특히 뼈아프다. 조급함이 문제였다. 자신의 최대 치적인 경제를 하루라도 빨리 반등시켜야 한다는 초조함이 오히려 트럼프 역풍으로 이어졌다. 조기 경제 가동이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순환을 불렀다. 이 과정에서 국론은 분열됐고 연이어 불거진 말실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를 깎아내렸다. 특히 마스크 사용 논란과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대응은 대중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고비 때마다 코로나19 덕분에 대선 승리에 성큼 다가섰다.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돌풍에 휘말려 낙마 가능성이 우려됐지만 코로나19로 유권자를 직접 만나기 어려워진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 마스크를 써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이미지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실언이 그가 '제대로 된 지도자'라는 인식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또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그의 대응은 흑인 표밭을 더욱 공고히 했다. 민주당 중진들이 중도 진영 통합론을 내세워 일찌감치 그를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한 것은 선거 유세에 전념할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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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양상은 지지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직무 지지율이 47%를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최근 NBCㆍ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1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이는 지난 5월 51%에서 13%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미 선거 통계 전문가 네이트 실버는 1940년 이후 직무 지지율 48% 이하를 기록하고 재선된 대통령은 없다고 해석했다.


끟'심판론' vs '자질론'= 하지만 이런 전망은 그야말로 가능성일 뿐이다. 남은 100일 동안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역전의 기회가 있고, 바이든 후보는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뜻이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끝까지 지지율 우위를 유지했음에도 결과적으로 패배한 사건은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

남은 대선 유세 기간 양 캠프의 전략은 바이든 자질론과 트럼프 심판론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중국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를 향해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이 없다. 대통령이 되려면 샤프하고 터프해야 한다"는 식의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바이든 후보가 중국과 친분이 있다면서 "당선되면 미국이 좌경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톤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공중보건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경제 위기를 다룰 수 없다"며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는 후보자 사이에 누구를 뽑을지를 결정하는 선택과 특정 후보에 대한 심판으로 구분된다"면서 "바이든 후보는 이번 선거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 선거 구도로 가려고 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대 바이든 구도'로 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심판 선거로 갈 경우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구도를 바꾸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선 유세 변화도 작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과거 공화ㆍ민주 양당은 7월과 8월 중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지명하고, 후보는 수락연설을 통해 출정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공식이 불가능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유세를 포기한 대신 자신에게 친숙한 TV 화면을 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리얼리티 쇼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TV 토론에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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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투표에서는 두 후보의 입장이 정반대다. 바이든 후보는 친민주 성향 유권자 참여가 늘어 우편 투표 시행에 찬성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사기가 벌어질 수 있다며 반대한다. 다만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우편 투표가 공화당을 지지하는 노년층의 투표를 유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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