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문구·완구거리를 찾은 어린이들의 모습. [사진=아시아경제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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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정부는 제품안전관리원, 소비자단체 등을 통해 사후관리를 더 강화하는 맞는 방향이다. 제품에 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업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만큼 업체 스스로 제품의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자기적합성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완구제조사를 운영하는 A씨의 주장이다. 국내 완구제조사들은 제품을 시장에 출고하기 전에 정부의 강제검사를 받게 된다. 안전검사를 통해 신고번호를 표시한 후 'KC' 인증마크를 부착해야 출고가 가능하다. 문제는 국내 안전검사의 기준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훨씬 까다롭고 강력하다는 데 있다.

우선 표본조사가 아닌 전수조사다. 동일한 모델을 묶어서 일부 제품만 표본으로 뽑아 검사하는 것이 아닌 동일한 모델일지라도 전체를 검사해 문제점을 찾는 방식이다. 또 파생된 모델제품의 경우 유해중금속 여부만 조사해도 되지만, 이 역시 전 제품에 대한 검사가 진행된다.


특히 완구제조사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5년 유효기간'이다. 생산된지 5년이 지난 제품은 다시 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완구제조사들이 10인 미만의 영세 소상공인인만큼 검사비용은 업체의 큰 짐이다.

과거 한 모델에 30~40만원 정도하던 검사수수료가 최근 환경과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물질 등 검사기준이 보다 강화되면서 한 모델에 120만원 정도로 3배 이상 높아졌다. 실제 규모가 작은 업체의 경우 1회 검사비용이 수천만원, 규모가 제법 큰 업체의 경우는 수억원 가량의 검사비용이 소요된다.


게다가 기준은 점점 더 강화돼 해마다 검사항목은 자꾸 추가되고, 이를 5년 마다, 심지어 신제품 생산주기에 따라 거의 매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업체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신제품 생산이나 수입을 포기한다. 판매이익보다 검사비용이 더 커 수익이 나지 않아서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검사시스템이 국내 완구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의 경우는 정부의 강제검사가 아닌 업체의 자발적 검사 후 제품이 시장에 출고된다고 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제조업체가 EU의 안전기준에 적합하게 제조됐음을 스스로 선언하는 '자기적합성제도'를 시행한다.


시험설비를 갖추지 못한 업체는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한 후 제품 포장에 'CE' 인증마크를 부착한다. 정부는 사후 시중에 유통된 제품 일부를 수거해 검사해서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민간자율보증제도'를 시행한다. 완구협회에 업체가 자발적으로 시험을 의뢰해 적합 판정을 받으면 'ST' 인증마크를 부착하는데, 제품 문제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일본완구협회에서 보상한다.


미국은 유해 중금속 일부에 한해 강제검사를 시행하고, 수입제품도 일부만 표본으로 뽑아 적합성 여부를 검사한다. 그래서 수출할 때 미국 세관에 제출하는 '완구안전기준(ASTM)' 시험성적서를 받기 위한 검사도 표본조사로 이뤄져 검사비용에 대한 업체의 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다.


업체들은 5년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주거나, 검사비용의 50%를 정부가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검사방식도 동일모델의 경우 표본조사로, 파생모델의 경우 유해 중금속만 검사, 플라스틱 성분검사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사용한 연질 제품만 검사하고 가소제를 사용하지 않은 경질플라스틱 제품의 검사는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씨는 "안전기준은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강력하다고 본다. 리콜하나 터지면 회사 문닫아야 하기 때문에 제조사들도 생산공정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면서 "모든 책임을 업체가 지고, 모두 제조물배상책임보험(PL보험)에 가입해 있다. 이제 사전 강제검사는 풀어줄 때가 됐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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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옴부즈만 관계자는 "완구제조사들의 요구사항에 합리적인 면이 있다고 보고 업계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관계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 및 국회와 함께 관련법 개정 등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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