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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발굴해서라도 늘려라?… 서울 내에선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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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례적으로 "공급확대" 지시했지만…

2022년까지 3만5000가구 착공
추가 확보 가능한 유휴부지 사실상 찾기 쉽지 않아

"그린벨트 해제도 어려운 상황"
서울시 반대로 그마저도 막혀

3기 신도시 확대 등 거론되지만
전문가 "신도시 늘리더라도 서울 집값 상승 막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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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이춘희 기자] "만만치 않은게 사실입니다. 최대한 샅샅이 뒤져봐야죠."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추가 발굴을 해서라도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라"라고 공급 확대를 주문하면서 규제 일변도의 정부 부동산 대책이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억제'의 투트랙 전략으로 급선회할 전망이다. 공급 확대만이 유일한 답이라는 시장의 지적을 어느 정도 수용한 셈이다.

하지만 일선 정책 실무진에서는 벌써 공급 확대를 위해 필요한 가용 택지를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정작 서울 주택 공급의 70~80%를 차지하는 재개발·재건축의 활성화를 막는 정비사업 규제 장벽은 그대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국토부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중 서울시와 최우선적으로 그린벨트나 공공택지 추가 발굴을 위한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기존에 확보한 도심 공공·민간 유휴부지는 성동구치소, 금천구청, 마곡 R&D센터 등 63곳, 4만가구에 달한다. 현재 사업승인, 착공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유형별로는 ▲국공유지 활용 1만9000가구(34곳) ▲군 유휴부지 활용 4500가구(7곳) ▲공공시설 복합개발 6600가구(9곳) ▲민간사업 및 공공기여 등 기타 유형 1만가구(13곳)다. 지금까지 4000가구만 사업승인(지구 지정)을 완료했으며 올해 말까지 1만6000가구의 사업승인을 끝낼 방침이다. 내년 2만가구 등 2022년까지 3만5000가구 이상의 주택을 착공할 계획이다.


서울 용산구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 (사진=이춘희 기자)

서울 용산구 철도정비창 부지 전경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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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부지 외에 서울 도심에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유휴부지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급 확대를 위한 서울 도심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 입장"이라며 "기존 확보한 부지 외에 추가로 유휴부지를 찾아봐야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토부와 서울시가 시내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협의를 하고 있지만 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며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린벨트 해제에 관해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전했다.


결국 3기 신도시 확대 또는 추가 신도시 개발 외에는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광명, 시흥 등이 추가 신도시로 발표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두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높아 3기 신도시 지정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결국 지정에서 제외됐다. 이들 지역은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던 곳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쳐 결국 사업 추진에 실패하고 2015년부터 특별관리구역으로 묶여있는 상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3기 신도시 등으로 서울 집값 상승을 막을 수는 없다"며 "신도시를 늘리더라도 현재의 문제는 서울 내 주택 수요의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 해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외곽 수요는 흡수하겠지만 서울 도심 내 수요를 흡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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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기존 주택 공급의 수요 불일치 문제도 거론된다. 정부 등 공공부문의 공급은 청년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 공급에 치우친 반면 집값 상승은 중산층이 주 수요층인 새 아파트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현재 공급확대책의 일환으로 매년 약 14만가구의 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확대하거나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이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공급 확대책은 없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은 대부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소형 아파트나 다가주주택"이라며 "이 물량을 늘린다고 해서 치솟는 아파트 전셋값이 잡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인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을 푸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주문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개발·재건축을 규제한 상황에서는 서울에 주택 공급 자체가 어렵다"며 "정비사업 규제를 푸는 게 최선의 방법이지만 이것도 시장에 과도한 유동성이 풀려 있어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당장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결국 서울 내 공급 정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거나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집을 짓는다든지 도심 용적률을 높이는 방식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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