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논점 벗어난 말만" 김두관 '인국공 발언'에 청년들 '부글부글'
"청년들 바람이 연봉 3500만원 인가"
"정규직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임금 2배 받는게 더 불공정"
본질 벗어난 발언으로 '청년 분노 유발자'라는 오명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관련 언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의 불만과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언으로 연일 반발을 사고 있다.
김 의원은 인국공 사태로 불거진 '불공정' 화두를 '생트집',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말하는 등 청년들의 비판과는 동떨어진 발언으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공사가 보안 검색 요원 1902명을 기존 특수경비원에서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인국공 사태가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인국공 정규직 전환이) 공정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국민청원에 서명한 청년과 함께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싶다"면서도 '인국공 정규직화를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공격하려는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발언에 일부 누리꾼들은 "사태의 본질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 A씨는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자 하는 것이 왜 불공정하다는 말까지 들어야 할 일인가. 취준생들이 대기업, 공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데 저런 말을 할 수 있나"라며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한다면 누가 더 공부하고 누가 더 노력하고 싶겠나. 왜 그걸 이기주의로 치부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분노를 표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두관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분들 연봉 보좌관 수준으로 낮춰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사진=청와대 게시판 캡쳐
원본보기 아이콘김 의원은 다음날인 27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로또 취업'이니 '불공정'이니 인국공 정규직 전환을 두고 생트집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 원 주는 보안 검색인가. 자기가 갈 자리도 아니면서 험한 일 하던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청년층을 질책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인가"라고 했다.
김 의원에 이 같은 발언에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김두관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분들 연봉 보좌관 수준으로 낮춰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김 의원이 말한 것처럼 조금 더 배웠다고 (월급을) 두 배 받는 건 억울하다"며 "같은 의견을 가진 민주당 의원분들 연봉을 보좌관 수준으로 낮춰달라. 또 (의원이라는 이유로 받는) 특권들도 내려놓으면 혈세 절감도 되고 민주당 정책의 진심도 느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비판을 종합하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취업의 어려움과 고용난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비정규직을 별다른 경쟁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취업을 준비하는 또 다른 청년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은 이번 인국공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현재 정규직이 약 1천500명인 공사에 1천900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신규 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인국공 보안 검색요원들의 정규직 전환은 타당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기존 정규직 직원의 일자리는 줄지 않는다"면서 "노동 개혁은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고용형태와 무관하게 동일한 가치가 있는 노동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비정규직을 고용하려는 기업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청년 분노유발자'라는 오명을 써가면서까지 조선일보와 보수정치인에 맞선 것은 이 싸움에서 지면 더 많은 청년이 비정규직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임금의 양극화도 더 심화할 것이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세상에 분노하는 것은 청년의 권리이지만 분노의 방향이 중요하다"면서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를 즐기는 세력들, 그곳으로 분노의 화살을 돌려야 한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인국공의 정규직 채용 방식(전원 공개채용·가산점 주고 공개채용 등)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에 대해서는 "섬세하게 설계를 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인국공이 충분히 (정규직 전환 방안을) 설명하지 못한 점이 있고, 그 부분이 아쉽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2일 인국공 보안검색원 정규직 전환 논란에 대해 평등권 침해 차별 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사준모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는 우리가 제기한 진정 내용 중 취준생들이 인국공 정규직에 공채로 지원하는 것은 고용차별 행위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정규직 공채는 차치하더라도 코로나 시대에 비정규직이라도 얻고자 하는 취준생들의 절박한 심정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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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리하고 매끄럽지 못한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인해 코로나19 시대에 비정규직 또는 알바 자리 하나 구하기 힘든 청년 미취업자들이 겪는 상실감과 박탈감을 어떻게 해소해 줄 수 있나"라며 "사정이 이 같음에도 청와대와 일부 여당 인사들은 '언론의 가짜 뉴스로 인하여 취준생들이 현혹돼서 그런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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