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테스트 후 대형은행 배당 동결 등 조치
은행 투자 제한 '볼커룰'은 완화‥벤처투자 허용
코로나19 위기속 은행 건전성 확보·벤처투자 활성화 의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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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금융당국이 12년 만에 대형 은행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금지한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마련한 은행의 자기자본 투자를 규제하는 '볼커룰'은 완화하기로 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투자에 나서라는 신호를 보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주요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며 오는 3분기 동안 은행들의 배당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자사주 매입은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Fed는 금융위기 이후 매년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모든 은행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제한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Fed는 테스트 결과 미국 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장기간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대 7000억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면서도 은행 본연의 업무를 저해하는 자본건전성 악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Fed는 대신 은행들이 올 연말까지 지불계획을 다시 제출하도록 했다. 이 역시 스트레스테스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에서 지난해 말 12%에 이르렀던 미국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도 7.7~9.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Fed는 대부분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이 양호하겠지만 일부는 최소 자본 수준에 접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Fed는 어느 은행이 이런 조건에 접근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미 통화감독청(OCC)은 은행들이 벤처캐피털과 유사 펀드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용이하도록 하는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했다. 볼커룰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대형 은행 도산을 불러온 고위험 자기자본 투자를 막기 위해 2010년 도입한 금융개혁법 '도드-프랭프법'에 따라 시행됐다. 개정안은 은행들이 계열사 간 파생상품 거래 시 증거금을 쌓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규정 삭제로 4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자유로울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번 볼커룰 완화에는 OCC 외에 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동의했으며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은행들이 자본지출을 제한하고 창업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볼커룰 완화로 투자의 길을 넓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볼커 2.0'을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벤처캐피털에 대한 자금지원이 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전문매체 핌엔티에스는 미국 은행들이 신규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고위험 벤처캐피털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실업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 창업에 나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랜들 콸스 Fed 부의장은 성명에서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는 경제회복 곡선의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면서 "은행이 자본 흐름과 유동성 위험을 신중히 관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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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미국 은행주들은 금융당국의 결정에 크게 출렁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건,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은행주는 볼커룰 완화 효과로 급등했다. 주가마저 상승세로 돌려놨다. 은행주는 다만 Fed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제한 조치가 알려진 후 시간외거래에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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