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그림대작 사기혐의 5년만에 최종 무죄 확정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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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25일 대법원이 가수 조영남(75) 그림 대작(代作) 관련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대한민국 미술계가 이제야 1917년을 맞았다"라며 103년 만에 한국 미술계 눈을 뜨게 만든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판부의 판결이 명판결"이라며 "사안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검찰의 기소논리를 하나하나 명확하게 반박하고 있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법원이 '사법자제'라는 표현을 쓴 것에 주목했다. 그는 "현대미술에서 저자성의 문제, '작가'에 대한 현대적 정의 등을 들며 무죄를 내린 2심판결에 손을 들어준 것뿐 아니라 주목할 것은 '사법자제'라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술 작품에 대한 판단은) 사법부에서 함부로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으로 '사법자제'라는 명확한 표현을 사용해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나의 '판례'를 세운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무엇이 대중과 전문가들을 모두 19세기적 예술 관념에 빠뜨렸는지, 이 가공할 시대착오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동안 한국 미술계는) 예술가를 기능이 아니라 신분으로 바라보는 조선시대스러운 측면도 있었다"라고도 했다.


끝으로 그는 "'미적인 것'의 영역을 지켜냈다"면서 "자율성을 생명으로 하는 미적 영역을 형법의 '신탁통치'에 맡긴 것은 미술계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공개변론에 참석하기 위해 대법정으로 향하는 가수 조영남/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공개변론에 참석하기 위해 대법정으로 향하는 가수 조영남/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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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또 다른 글에서 조영남 그림 대작 무죄확정 기사를 공유하며 "이것 때문에 욕 많이 먹었는데, 이제 끝났다. 거의 집단린치 수준이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얘기를 하면 좀 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라면서 "하긴, 이 소동에서 몇몇 사람 빼고 수많은 전문가들이 엉뚱하게 검찰 편을 들어줬으니. 대한민국 전문가 집단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중이야 몰라서 그런다 쳐도, 그걸 알아야 할 전문가 집단마저 현대미술이 탄생한 지 100년이 넘었건만, 예술에 대한 이해수준이 19세기 인상주의 시절에 가 있으니.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대작(代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그림을 판매한 것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영남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영남은 지난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화가 A 씨 등이 그린 그림을 자신이 직접 그렸다고 피해자들을 속여서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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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심에서는 조영남의 혐의가 인정되며, 그는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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