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목적 묻는 질문엔 "지금은 말하면 안 된다"
비건 등 만나 정세 논의…"美 속내 들여다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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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군부대 재주둔, 서해상 군사훈련 부활 등을 예고한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사진)이 전격 방미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 측 대화 파트너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 특별대표 등을 만나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더욱 긴밀한 한미 공조 체제를 요청할 전망이다.


이 본부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급거 입국,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방미 목적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말하면 안 된다"면서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특사 역할로 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이 본부장이 입을 굳게 다문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 1월 이후 비대면 협의만 진행해왔다. 공식 일정은 4월28일 비건 부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연일 강경 행보를 이어가면서 남북 관계가 파탄 상황에 빠져들자 사안의 엄중함을 감안해 급하게 방미 일정을 잡았고, 사실상 특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청와대는 오래 전 계획된 일정에 따른 방미라면서 특사로 간 게 아니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미국 측 대화 파트너인 비건 부장관을 포함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만나 회의 결과를 토대로 한반도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17일(한국시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오전 8시30분부터 10시까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고 북한의 강경 행보를 분석하는 한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북한의 강경 행보 의도와 이와 관련한 대응책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미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불안한 한반도 정세를 돌파하기 위한 북ㆍ미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2018년 11월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책임론이 국내에서 부상한 가운데 효과적인 워킹그룹 회의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할 지 관심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본부장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비건 부장관과 협의를 갖고 현재 한반도 상황 관련 평가 및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본부장의 이번 방미가 한껏 고조된 긴장을 다소 완화하고 미국 측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국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위를 삼갈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이례적 입장을 내놨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장)은 1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북ㆍ미 회담에 연계해서 또는 북ㆍ미 회담의 진전과 연계해서 남북 관계를 해결하라는 의도가 있었다면 이번 국면에서는 (미국이) 한국 정부의 조치에 더 여유를 두는 듯하다"며 "그 의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이 본부장의 방미는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대북 특사뿐만 아니라 대미 특사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실무 책임자 방미는 당연하고 적절한 수순"이라면서 "앞으로 대화 국면 유도와 전환을 위해 필요한 대북 카드와 접근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북한에도 한미가 논의를 시작했다는 모습을 보여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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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북한은 전날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와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입장문,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담화,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잇따라 공개하며 '말폭탄 릴레이'를 이어갔으나 이날 상대적으로 차분한 담화로 대응했다. 이날 김선경 북한 외무성 유럽 담당 부상이 담화를 내긴 했으나 유럽연합(EU)이 남북 관계 경색에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한 통상적 수준의 반박이었다.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한 대남 공식 담화나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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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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