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루 거래금 18兆 '역대급'…이 많은 자금, 어디서 왔나
레버리지·인버스 등 종목이 투기적 매수 집중
카지노, 경마 등 사행성 자금 유입 가능성도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가장 큰 영향"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역대급으로 늘어나면서 자금 출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경마장, 카지노 등이 문을 닫으며 사행성 자금이 몰려들었다는 해석부터 부동산 규제로 인한 여유자금까지 몰렸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시중에 풀린 유동성 때문에 개인들의 계좌에 묶여있던 현금이 흘러들어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일평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18조280억원이다. 지난해 9조3000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규모인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12조원을 넘어서며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6월 이후 처음이다.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에 몰리며 '도박판'을 연상케 했다. 코스피가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부터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200선물인버스2X였다. 총 2조6793억원을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96,000 전일대비 12,000 등락률 +4.23% 거래량 39,314,752 전일가 284,00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최대 100조 피해 우려, 2등 아니라 나락 간다"…산업장관 "삼전 파업 시 '긴급조정' 불가피" 삼성 노사 평행선 계속…사측 "직접 대화" vs 노조 "성과급 결단 없으면 파업"(종합) 외국인 2.8兆 매도 속 코스피 신고가 마감…8천피 눈앞(종합) (1조9944억원)보다 약 7000억원을 더 사들인 것이다. 일명 '곱버스(곱하기+인버스)'로 불리는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수익률 하락폭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원유 투기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KODEX WTI원유선물(H)'도 1조128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각각 4위, 5위를 차지한 셀트리온헬스케어(5700억원), SK(537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투기성 투자가 성행하자 일각에선 경마, 카지노, 스포츠토토 등 사행성 산업의 자금까지 증시에 유입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코로나19로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갈 길 잃은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한국마사회의 경우 지난 2월23일부터 경기 과천 경마장 등 전국 모든 사업장을 폐쇄했다. 지난해 매출 7조2572억원을 올렸지만 이미 세 달간 폐쇄하며 매출 손실이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창립 71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적자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부터 무관중으로 경마를 재개하기로 했다.
카지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원랜드 강원랜드 close 증권정보 035250 KOSPI 현재가 16,220 전일대비 570 등락률 +3.64% 거래량 724,444 전일가 15,65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강원랜드, 하이원 워터월드 재개장…"VR 슬라이드 무료" 강원랜드, 주당 950원 현금 배당 결정 [클릭 e종목]"강원랜드, 인건비 탓 어닝쇼크…성장동력 유효" 도 지난 2월23일부터 카지노 휴장에 돌입한 뒤 아직까지 개장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6월에도 개장을 하지 못한다면 휴장일은 129일로 늘어나게 된다. 강원랜드가 공시한 1분기 하루 평균 매출 손실이 37억원임을 감안한다면 상반기에만 4800억원가량의 손실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매출 4조8000억원에 달했던 스포츠토토 역시 전 세계 주요 스포츠 리그가 전면 중단되면서 두 달 이상 개점휴업했다. 최근 들어 경기가 재개되며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경험이 전무한 중ㆍ장년층도 최근 들어 상당히 유입됐다"며 "코로나19로 사실상 중단된 사행성 자금도 일부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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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사행성 자금이 증시 신규 유입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각국 정부 차원에서 금리를 낮추고 자금을 푸는 유동성 확대 국면이 가장 큰 영향일 뿐 사행성 자금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행성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 성향이 달라 증시와 사행성 시장 간 경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에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저금리 추세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있던 자금들이 모두 증시로 투입된 게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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