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se Club]심상찮은 NLL… 북 첫 도발 장소는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9ㆍ19 남북군사합의서를 사실상 파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인근 해안포 의 봉인이 풀리는 등 전방위적인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졌다.
17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발표는 사실상 '한반도 안전판' 구실을 해 온 남북군사합의를 1년 9개월만에 파기하겠다는 의미다.북한이 언급한 군사훈련 재개지역 중 가장 우려되는 곳은 NLL인근이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를 언급한 직접적인 배경이 이 지역에 배치된 해안포와 장사장포이기 때문이다.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동ㆍ서해 NLL 일대는 해안포 포구 덮개와 함정의 함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가 이뤄졌다. 포 사격과 기동훈련도 금지됐다. 무력충돌을 막기 위한 남북간 군사적 완충지역을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앞으로 해안포를 다시 개방하고 개성공단 내 포병부대를 재배치할 가능성이 높아져 군사적 긴장상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황해도 옹진반도, 강령반도의 해안가를 비롯해 서해 기린도, 월내도, 대수압도 등에 해안포 900여문을 배치한 상태다. 해안포의 70%이상은 NLL 이남지역까지 위협이 가능하다. 북한이 배치한 해안포는 사거리 27km의 130mm포와 사거리 12km의 76.2mm포가 대표적이다. 일부 지역에는 사거리 27km의 152mm 지상곡사포(평곡사포)가 배치됐다. 사거리 83∼95km의 샘릿,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도 NLL 북쪽 해안가에 다수 설치됐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북한은 서북도서와 인접한 무인도를 중심으로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연평도 서북쪽 4.5㎞ 지점 갈도에는 122㎜ 방사포 등을, 연평도 동북쪽 12㎞ 지점의 아리도에는 20m 높이의 철탑과 고성능 영상감시 장비 레이더를 배치하고 병력 20여명을 주둔시켰다.
북한이 서해상 포병부대들의 포사격을 실시할 경우 등산곶, 장산곶 기지의 해안포가 먼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999년과 2002년 제1, 2차 연평해전을 일으킨 북한 경비정들이 출항한 등산곶 기지와 함께 장산곶 기지는 북한 해군의 서해 주요 기지로 꼽힌다. 특히 북한은 이곳에 2010년 연평도 공격 이후 SA-2 지대공 미사일을 전개하고 지대함 미사일발사대까지 거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옛 소련이 개발한 SA-2 지대공 미사일의 사거리는 13~30㎞ 안팎이다.
동해 NLL 일대(동해 속초~북한 통천)도 안심할 수 없다. 군사합의서에는 동해 일정 구역을 완충수역(동해 80㎞ㆍ서해 135㎞)으로 지정해 포 사격과 기동훈련을 중지토록 했다. 하지만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역을 무장화 할 경우 금강산 장전항 부두 인근의 유고급(70t) 잠수정 기지와 방사포 부대가 재가동될 수 있다. 잠수정기지는 해안 절벽을 뚫어 잠수정의 출입 통로를 만든 뒤 대형 콘크리트 출입문을 달아놓았다. 2003년 이전까지는 간헐적으로 잠수정이 이 기지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강산 관광특구가 확장되면서 폐쇄했다. 장전항을 에워싸고 있는 산 중턱에는 현재도 240mm 방사포 부대가 여러 곳 주둔하고 있다. 12개 발사관이 장착된 방사포 차량도 배치됐다.
개성공단 지역의 군부대 배치도 가능하다. 북한은 2003년 12월 개성공단 착공 이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지역에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을 배치했었다. 6사단은 북한군 주력 전차인 시속 54㎞의 '천마호' 전차와 시속 60㎞ 장갑차 대대 등을 보유했다. 62포병여단은 수도권을 겨냥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로 무장했다. 사거리 54∼65㎞에 이르는 이들 장사정포는 수도권에 위협적이다. 개성에 북한군이 재배치될 경우 이들 장사포는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대로 철거된 감시초소(GP)를 조만간 복원해 병력과 화기를 재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GP에 박격포와 14.5㎜ 고사총, 무반동포 등을 배치했었다. GP에 설치된 중화기는 상호 조준 상태여서 방아쇠만 잘못 건드려도 총탄이 나가 언제든지 국지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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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훈련을 가장한 도발도 우려된다. 남북은 군사합의서에 따라 지상 MDL로부터 5㎞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했다. MDL에서 5㎞ 구간에서는 정전협정 이후 총 96회의 상호 포격전이 있었을 정도로 위험지대에 속한다. 북한이 이 구간에서 훈련을 재개하면 우리 군도 대응 훈련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군사합의 체결 이전의 '냉전' 상태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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