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최근 기업실적 전망은 부진한데 주가는 상승을 이어가며 국내시장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신흥국 시장 내에서도 줄곧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디스카운트를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IT와 커뮤니케이션, 헬스케어 등 한국시장 주도 섹터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향후 한국의 신흥국 대비 이익성장률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주가 고평가 논란은 예정된 수순이다. 기업실적 전망은 부진한데 주가가 먼저 오른 탓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22.5배로 IT 버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은 12.6배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였던 12배를 넘어서고 있다.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통상적으로 경기 충격이 발생했을 때 실적 전망과 주가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이고 지금은 사회적 통제까지 더해진 점을 감안하면 그 괴리가 더욱 클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지형변화 때문이다. 예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고(高)PER(언택트, 바이오, 2차전지 등)의 등장은 주식시장의 절대 밸류에이션 레벨을 높게 만들고 있다. 과거 PER 12배가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상단이었다면 지금은 그 기준을 보다 높게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밸류에이션의 팽창을 어디까지 열어둬야 할까? 급변하는 주식시장의 지형을 보면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지만 분석의 범위를 좁혀보면 하나의 기준은 정해볼 수 있을 듯하다. 바로 ‘신흥국’이다. 신흥국 시장 내에서도 한국은 줄곧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받아왔다. PER 디스카운트 비율이 2005년 이후 평균 11.8%다. 이는 신흥국 주식시장이 PER 10배를 받으면 한국은 평균 8.9배 수준으로 거래돼 왔다는 의미다. 지금은 신흥국 PER 14.2배, 한국은 12.6배로 약 11.5%의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

[굿모닝 증시]한국은 신흥국보다 디스카운트를 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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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생각해 보아야 할 듯하다. 지금의 구도가 지속된다면 한국 주식시장이 신흥국 내에서 디스카운트를 받기보다는 신흥국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올라서도 이상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렇다. 신흥국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할인율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은 ‘향후 이익 성장성’의 격차다. 한국이 신흥국보다 이익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한국시장의 밸류에이션 할인율이 빠르게 줄고 반대의 경우는 확대되는 흐름으로 전개돼 왔다.


지금은 한국의 신흥국 대비 이익성장률의 격차가 2005년 이후 최대치다. 한국의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성장률이 37%에 이르는 반면 신흥국은 7.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 결과다. 컨센서스라는 점에서 절대 수준의 조정 여지는 있으나 신흥국 대비 한국의 비교우위는 명확하다는 의미다.


주도 섹터의 영향력을 봐도 그렇다. 국내 주식시장 내 IT+커뮤니케이션+헬스케어 섹터의 비중은 52%인 반면 신흥국은 25% 수준이다. 물론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기업이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경기소비재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우리 시장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 신흥국은 여전히 금융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조다.


눈에 띄는 점은 주도 섹터에 대한 밸류에이션 트렌드다. 금융섹터는 신흥국, 한국 모두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진행되고 있고, 한국은 신흥국보다 그 강도가 가파르다. 반면 언택트 기업이 포진해 있는 커뮤니케이션 섹터는 한국이 신흥국보다 강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성장이 강한 혹은 약한 섹터에 대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디스카운트는 공통된 현 상이라는 점, 그리고 한국은 이러한 변화를 더 강하게 반영해 나가는 국가라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흥국 내에서 언택트와 관련한 기업은 익히 알려진 중국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 신흥국 대비 디스카운트를 받아야 할까? 적어도 디스카운트의 명분은 약해지는 시기다. 결국 시간의 문제이겠지만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팽창이 진행된다면 첫 번째 기준점은 신흥국 레벨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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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코스피는 6월에만 8.2% 상승했다. 현재 코스피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1%를 기록 중인데, 지난 8일 장중 고점 기준으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 수익률이다. 연초 이후 -5% 미만의 낙폭을 기록 중인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독일 등으로 그 숫자가 많지 않고, 글로벌 주요국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 두 자리 수를 기록 중이다.


3월 말 이후의 상승률로 봐도 한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국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같은 기간 한국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인 국가로는 브라질, 독일이 꼽히는데, 브라질의 경우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3%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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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차단에 실패했고,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매일 2만명 내외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수익률은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S&P 500기준), 3월말 이후 수익률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인도 증시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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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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