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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신재생에너지의 역설…덩치 커지는데 사업성 급락

최종수정 2020.06.04 12:00 기사입력 2020.06.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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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보다 REC 현물價 39%↓
20년 고정가격 보장계약 입찰 몰려
'시설 준공 없이 일단 응모' 업자 수두룩
투자 회수 못하고 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

충청남도 천안의 한 태양광 사업장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충청남도 천안의 한 태양광 사업장 모습.(사진=문채석 기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 규모가 급증하고 있으나 반대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수익성은 급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재생에너지산업은 덩치만 커지지 속은 골골거린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오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다. REC는 발전 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메가와트아우어(MWh) 단위로 발급되며 시장에서 거래된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종가 기준 REC 현물 가격은 4만4700원으로 지난해 1월3일(7만2000원) 대비 39% 폭락했다.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자는 REC를 매도해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단가가 낮아질수록 수익성은 급락한다.

REC 가격이 폭락하는 주요 원인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만 믿고 사업자가 몰려 초과 공급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7~2019년 1213만REC가 초과 공급됐다.


REC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자 사업자들은 20년간 고정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20년 고정가격 입찰'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에너지공단이 실시한 입찰에는 설비용량 100㎾ 미만 소규모 발전 사업자만 1만2469개소가 응찰했다. 지난해 하반기 9049개소보다 37.8% 늘어난 수치다. 이 중에는 시설도 짓지 않고 응모부터 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공단에 따르면 입찰에 응한 소규모 사업자(설비용량 100㎾ 미만) 중 설비 확인을 끝내지 않은 발전소의 비중은 22.2%(용량 기준)나 된다. REC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응모부터 하자는 심리가 작용한 탓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사업자 수익 급락은 설비 투자금 회수 기간 장기화→산업 리스크 확대→산업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사업자들이 20년 장기 고정가격 입찰에 몰려드는 것은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판단했다는 증거"라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 의지에 비춰보면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달 8일 9차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분과위원회는 올해 기준 국가 에너지 수급의 15.1%(설비 비중)인 신재생에너지를 2034년 4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석탄은 27.1%에서 14.9%로, 원전은 19.2%에서 9.9%로 줄인다. '신재생에너지 자급 선언'을 한 것이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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