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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70주년 대북전단 살포 예고…정부 남북관계 딜레마

최종수정 2020.06.04 14:53 기사입력 2020.06.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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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김동표 기자]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촉구한 가운데 국내 탈북민 단체가 이달 중 또다른 전단 살포에 나설 예정이라 정부의 '남북관계 독자노선'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4일 청와대는 "4ㆍ27 판문점 선언과 9ㆍ19 남북군사합의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없다"고 밝혔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직접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접경지역 긴장조성으로 이어진 사례에 주목해 수차례 전단 살포 중단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접경지역에서의 긴장 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방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탈북민 단체가 6월말 대북전단을 살포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또다시 100만장의 대북전단을 북한으로 살포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 단체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지목한 대북전단을 만들어 뿌린 곳이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법을 만들어서라도 전단 살포를 막으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의 실제 후속조치가 이어질 경우 북한의 '남한 길들이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로선 대북단체들이 전단 살포를 감행하더라도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어렵다.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본부의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대북전단 살포활동을 하다 경찰 등에 제지를 당하자 2015년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적이 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대북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원칙적으로는 제지할 수 없지만 국민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제한이 과도하지 않은 이상 제지행위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정부의 배상 책임은 없다고 봤지만 '표현의 자유' 역시 중요하다고 본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확정됐다. 남북교류협력법에도 대북전단 살포 행위 자체를 규제할 만한 근거가 없다. 지난 2018년 대북전단 살포시 미리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행법상 전단 살포를 법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영업정지 명령ㆍ자제 조치처럼, 경찰집무집행법 등 사회안전관련 법들을 통해 자제시킬 수는 있다"고 제안했다.


대북전단 사태에 군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북한군은 지난 2014년 10월 경기도 연천군 지역에서 남측 민간단체가 쏘아올린 대북전단 풍선에 고사포 10여발을 발사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바 있다. 군당국은 대북전단 살포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인근 사단급 부대에 긴급조치반을 운영하고 열영상장비(TOD)로 대북전단의 수량과 바람의 풍속을 체크한다. 사단급 이하 부대에서는 혹시나 모를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한다.


군 관계자는 "대북단체들이 전단지를 살포하게 되면 인근 부대에서는 북한의 군사적대응을 예의주시한다"면서 "특히 전방지역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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